검찰과 설전 '정경심 재판부' 재판장 바뀔까…법관 인사에 '촉각'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2020.02.06 05:10
글자크기

대법원, 6일 지법 부장판사 등 정기인사…양승태·김경수 등 주요사건 재판장 교체 여부 '관심'

김명수 대법원장김명수 대법원장


오늘(6일) 예정된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조국 일가' 사건과 사법 농단 등 주요 사건의 재판부가 교체될지 여부에 법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사건을 심리중인 재판장들이 임기를 채우면서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지방법원 부장판사 및 고등법원 판사 정기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통상 법관 인사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지만, 이번 부장판사 인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정경심 재판'을 심리하면서 각을 세웠던 송인권 부장판사의 교체 여부에 가장 관심이 많다. 통상 형사부의 경우 2년 이상이면 교체된다는 점에서 송 부장이 교체 대상이지만, 최근 3년째 유임되는 경우도 있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유임, 3년째 이끌게 되면서 전례가 없던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 법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냈던 진보적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송 부장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인 정 교수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면서 검사들과 공개적으로 부딪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와 검찰의 설전이 이어졌다.

검찰은 "(검찰에게만) 발언권을 주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의했고, 송 부장판사는 검사들 이름을 일일이 확인하며 "앉으라"고 반복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이후 '편파 재판'논란이 일었고 서울중앙지법이 입장문을 내고 "판사 개인에 대한 비판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송 부장판사가 유임될 경우 재판부 기피신청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법원 안팎에서는 송 부장판사가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열린 정 교수의 3차 공판에서 다음 기일을 오는 12일로 잡으면서 "내일(6일)이나 모레(7일) 인사가 있는데, 제가 하는 경우와 다른 사람이 하는 경우가 다르지 않냐"며 검찰측에 "재판 진행 의견서를 내주면 다음 기일에 보겠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 첫 공판에서 재판부가 향후 재판기일을 당초 5일, 12일, 17일로 촘촘히 잡아뒀다는 점에서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사법농단 핵심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박남천 부장판사의 교체여부도 검찰의 관심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24일 해당 재판부에 "폐암 수술을 해야 한다"며 재판 일정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음 기일이 오는 21일로 잡힌 상태다.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불법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도 주목 대상이다. 김 지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의 차문호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부임해 만 2년을 근무했다. 김 지사 항소심 선고는 당초 지난해 12월 24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차 부장판사가 지난달 21일로 미뤘다가, 막상 당일에 선고가 아닌 변론을 재개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재판부 인사 이후인 3월 10일로 잡아놨다.

이밖에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행정소송을 담당하는 행정 3부 박성규 부장판사가 인사 교체 대상에 오르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회계기준을 누락했다는 금융당국 판단에 반발해 법원 판단을 받겠다며 제기한 소송인데, 지난달 15일에서야 첫번째 변론기일이 열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