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물주 해볼까"…글로벌 리츠 펀드 봇물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2.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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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484억달러였던 미국 상장 리츠 시장은 2019년 1조239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2009년 2484억달러였던 미국 상장 리츠 시장은 2019년 1조239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직장인 양원석(32)씨는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 변동성이 심한 주식 시장 대신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건물주'를 택했다. 양씨가 수백억원대 자산가일 것 같지만 실제 투자액은 100만원에 불과하다. 글로벌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얘기다.
자산운용사 글로벌 리츠 펀드 출시 줄이어
5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글로벌 리츠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19개였던 글로벌 리츠 펀드는 24개로 늘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삼성 누버거버먼 미국 리츠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이 위탁 운용한다.



누버거버먼은 관리 자산 400조원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누버거버먼이 투자하는 대표 리츠로는 인프라 리츠인 '아메리칸 타워', 데이터센터 리츠인 '이퀴닉스' 등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도 지난 3일 '메리츠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을 출시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 달리 위탁 운영이 아닌 국내·외 리츠에 직접 투자한다.



이 펀드는 전 세계 리츠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미국과 평균 배당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에 집중했다. 싱가포르 리츠들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5% 수준이다.

왜 글로벌 리츠 펀드인가…"변동성에 강하다"
글로벌 리츠 펀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때문이다. 주요 상장 리츠가 7개에 불과한 국내와 달리 미국은 상장 리츠만 180여개에 달한다. 리츠의 기초 자산도 백화점과 마트 등 리테일부터 통신장비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까지 다양하다.

김형석 메리츠자산운용 연구원 "글로벌 리츠는 기초 자산을 100여개로 구성하는 경우도 흔하다"며 "이 때문에 개별 기초 자산에서 공실이 발생하더라도 공실로 인한 부담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글로벌 리츠가 월등하다는 것.


글로벌 리츠의 안정적인 수익률도 매력적인 요소다.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글로벌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최근 6개월 기준 5.08%, 최근 1년 기준 11.68%, 최근 2년 기준 20.1%다.

글로벌 리츠 이건 놓치지 말자…자산·금리·환율
글로벌 리츠를 투자하는 데 있어서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가 있다. 우선 해당 리츠가 투자하고 있는 기초 자산을 확인하는 일이다.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리츠가 어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문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성장의 축이 제조업에서 4차산업으로 이동하면서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데이터센터의 공급은 연평균 10%에 못 미친다. 향후 2~3년 임대료는 수익성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는 리츠 투자시 반드시 눈여겨 봐야 할 대상이다. 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실물 자산인 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리츠 수익 역시 개선된다. 최근 미국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글로벌 리츠에 대한 기대도 크다.

환율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글로벌 리츠의 경우 해당 국가의 통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 차이로 인해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환율 영향은 크지 않다"며 "필요하다면 환 헤지가 포함된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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