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비명 지를때...'그들'은 3조 쐈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2.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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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비명 지를때...'그들'은 3조 쐈다


"중국증시 급락을 기회로 여기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들어왔다"

중국 현지의 한 펀드매니저는 "반등장이 시작되면 그 폭이 상당히 클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중국 주식 시장이 7% 이상 급락하며 하한가 종목이 속출했던 지난 3일, 중국 본토 증시에 대규모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입됐다.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로 들어가는 외국인 자금을 일컫는 '북상자금'(北上資金)은 이날 181억9100만 위안(한화 약 3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종결 가능성이 본격화됐던 지난해 11월 26일의 214억3000만 위안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다.



중국 시장 관계자는 "이 자금은 단기차익을 쫒는 '핫머니'와 환율과 기업 펀더멘털을 보는 '장기 투자자'가 섞여 있다"며 "일단 해외자금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중 무역 전쟁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장은 최근 중국 증시에 두 마리의 '블랙스완'(검은 백조)이 있다고 비유한다. 블랙스완이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의미한다.

한 마리는 이번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날 중국증시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게 만든 주범이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춘제 연휴가 끝나고 처음 개장한 중국 상하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8%대의 폭락세를 보인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상하이종합지수(SSE Comp)가 전일대비 238.10(8.01%) 하락한 2,738.42를 나타내고 있다.2020.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춘제 연휴가 끝나고 처음 개장한 중국 상하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8%대의 폭락세를 보인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상하이종합지수(SSE Comp)가 전일대비 238.10(8.01%) 하락한 2,738.42를 나타내고 있다.2020.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 한 마리는 지난 2019년 5월 6일 나타났다. 이날은 중국 증시가 긴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날이었다.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협상의 판을 깨겠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본격적인 미·중 무역전쟁의 시작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이날 상해지수(CSI300)는 5.84% 폭락했고, 심천 종합지수도 7.38% 빠졌다. 당시 투자자들은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이때 외국인 자금도 빠져나갔다. 당일 북상자금은 56억 위안(약 9500억원)이 순유출됐다.

긴 연휴 이후 개장일 증시가 '외부 쇼크'로 급락한 것은 같지만, 외국인 투자자금의 방향은 정반대였다. 증시가 싫어하는 불확실성만 놓고 볼 때,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보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중국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불확실성도 크지만, 회복 시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투자자는 시장이 느끼는 공포감을 이겨내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여의도 증권가에선 그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소비재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업종과 정보기술(IT), 반도체 업종에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5G 관련 업종은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만큼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홍콩 증시가 전날 반등에 성공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다. 지난주 최근 3거래일간 7% 가까이 하락했던 홍콩H지수는 이날 1%대 상승세를 기록하며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고, 4일 오전 강보합을 보이고 있다. 상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낙폭을 줄여 2% 대 하락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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