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스크 끼고 호객하는 '미아리텍사스', 손님 뜸하냐 물으니…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2.0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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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텍사스 버스·택시처럼 불특정 다수 상대…"장사 잘 된다" 장담도

미아리텍사스. /사진=김지훈 기자미아리텍사스. /사진=김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아리텍사스도 예방 차원의 특별 방역 대상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지난 3일 찾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미아리 텍사스'. 60대 여성이 초저녁임에도 마스크를 쓰고 호객 행위에 나서는 등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사들이고 소독을 벌이면서도 성매매를 통한 생계의 끈은 놓지 못했다.



미아리텍사스에 위치한 한 약국 관계자는 "최근 손소독제가 품귀 현상을 빚어 구하기가 어려워 알코올, 글리세린으로 자체 소독을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며 "마스크는 최근 며칠 새 수백 개를 판매했다"고 말했다. 성매매업 종사자들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컸다.

성매매 종사자 300명…'코로나 공포'에도 문 열어
일대에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손님이 뜸해졌다"고 말하는 호객행위를 담당하는 '삐끼이모'도 있지만, 다른 쪽에선 "업황은 가게 마다 다르다"며 영업이 잘 된다는 업소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 위험이 높았지만 어느 쪽이든 영업을 단념하진 않았다.



4일 서울 성북구에 따르면 관내 여성인권센터 '보다'가 파악한 결과 2019년 7월 기준 80~100여개 성매매업소가 있고 종사자수는 300여명에 달한다.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 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된지 10년이 넘었고, 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시행된지 16년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규모다.

미아리텍사스를 포함한 신월곡1구역은 2009년 하월곡동 88-142일대의 5만5112㎡ 면적의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성북2재개발구역과 용적률 및 개발이익을 공유하는 결합개발이 논의돼 왔다.


재개발 싫은 포주들…방역 대책 어쩌나
일대에서 불법 영업을 하는 포주들은 재개발 사업에 따른 영업손실보상 등을 청구하는 권리를 갖지 못한다. 성매매 등 법에서 금지한 영업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업주들은 재개발 사업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크다.

인근 상가 건물주들 중에서도 철거 이후 임대 수익을 한동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포주, 건물주 등이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는 상황에선 재개발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긴 어렵다.

성북구는 동주민센터, 새마을방역단과 미아리텍사스에서 최근 방역을 실시했다. 기존 확진자의동선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라도 예방 차원에서 소독차를 투입해 골목 구석구석을 소독했다.

예방 차원의 안내도 진행할 예정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가게를 폐쇄시키긴 어렵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한 위생 안내문을 집결지 내 업소에 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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