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추락 중국쇼크에도 글로벌 증시는 침착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2.0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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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상하이 / 사진=뉴시스상하이 /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우려에 중국 증시가 7% 넘게 추락하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노출된 악재는 힘이 세지 않았다. 국내 증시는 중국 쇼크에도 예상보다 둔감하게 반응해 코스피는 낙폭을 대폭 줄여 약보합세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오히려 반등했다. 홍콩H지수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3.78포인트(0.51%) 오른 2만8399.6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0포인트(0.73%) 오른 3248.9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2.47포인트(1.34%) 뛴 9273.40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 낙폭을 0.01%까지 대폭 줄여 약보합세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했다. 중국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홍콩H지수 역시 0.27% 반등했다. 전날 중국 상해 지수는 7.72% 급락하며 쇼크를 안겼다. 춘제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어서 신종 코로나 영향을 반영할 것이 불가피했지만, 예상보다 큰 낙폭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쇼크, '신종 코로나' 공포에도 글로벌 증시가 예상외로 침착한 이유를 높아진 유동성에서 찾는다. 중국이 대규모 경제부양 정책을 쓰고 다른 국가들 역시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전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시장에 1조2000억위안(약 205조224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동안 은행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제조업 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에 가렸지만 국내 경기도 올해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약해진 틈을 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수 조정이 국내에 부정적이긴 하지만 신흥국 지수 무게가 상승할 것이라는 점은 기회요인"이라며 "2015년 중국 신용거래 리스크와 그리스 이슈 등으로 MSCI 차이나 지수가 약 27% 급락할 때 한국은 11.5% 하락하는데 그쳐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비중이 증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바닥권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급증일로를 내달렸던 확진자 증가추세가 진정되거나 사망자 대비 완치자 수가 역전되는 경우라면 관련 심리불안은 상당수준 잦아들 공산이 크다"며 "현 지수대에서 추가적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 작금의 교착상태는 중장기 시각에서 저가매수의 적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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