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에…게임업계 글로벌 전략 '올스톱' 위기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2.03 14:53
글자크기

대만 최대 게임축제 타이베이게임쇼 연기…e스포츠 행사 줄줄이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일명 '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2일 오전 서울광장 주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일명 '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2일 오전 서울광장 주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게임업계로 전염된 모양새다. 신종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대만 '타이베이게임쇼(TGS)'와 각종 e스포츠 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홍보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동시에 신종코로나 여파가 올 상반기 신작 홍보 행사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중국 본토에서는 신종코로나 누적 사망자 수가 361명에 달하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중화권에서는 3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 15명, 마카오 8명, 대만 10명이다. 국내에서도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신종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극도로 치닫고 있다.
'2020 타이페이 게임쇼' 주최 측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게임쇼를 올 여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타이페이 게임쇼 공식 홈페이지 캡처'2020 타이페이 게임쇼' 주최 측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게임쇼를 올 여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타이페이 게임쇼 공식 홈페이지 캡처


중화권 시장 공략 '제동'…넷마블·엔씨 등 일정 전면 수정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만 최대 게임축제 ‘2020 타이베이게임쇼’를 멈춰 세웠다. ‘타이베이게임쇼’는 당초 오는 6~9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 주최 측인 대만컴퓨터협회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게임 쇼를 올 여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베이게임쇼'는 중화권 지역에서 열리는데다 중국 현지 관계자들이 많이 찾아 대만은 물론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위한 시험대로 여겨졌다. 특히 대만 게임 시장은 지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정부의 판호 미발급 시기가 길어지면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행사를 준비해온 국내 게임사들은 하나같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만 시장은 중국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라며 "중국 판호가 재발급될 때를 대비해 중국 시장에 먹힐만한 작품을 선별할 수 있는 기회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넷마블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그라비티, 스마일게이트 등은 대만게임쇼를 통해 전략 게임을 홍보하며 중화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었다. 이들 게임사는 출장 인력을 줄이면서까지 참가 의지를 피력했지만, 결국 게임쇼가 취소되며 일정은 전면 백지화됐다.

2019 LCK 서머 경기 현장/사진=라이엇게임즈2019 LCK 서머 경기 현장/사진=라이엇게임즈

'무관중' e스포츠, 흥행타격 불가피…국내 게임업계 상반기 신작 행사 조율중

e스포츠 시장도 제동이 걸렸다. 라이엇게임즈는 오는 5일 개막하는 '2020 우리은행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리그를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 개막을 앞두고 진행할 예정이었던 LCK 개막 미디어데이도 취소했다. 다수의 관객이 찾는 경기인 만큼 신종코로나 확산을 사전에 대비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19 LCK 서머 시즌 당시 LCK 전용 경기장을 찾은 관객 수는 약 3만여명이다.

업계에서는 마케팅 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경기를 치른다 해도 무관중인 경우 주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유저들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마케팅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며 "신종코로나 영향이 장기화된다면 흥행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열리는 경기들은 이미 취소됐다. 중국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인 LPL 스프링은 지난달 13일 개막했으나, 첫 주 일정만 소화하고 무기한 연기됐다. 알리스포츠가 4년째 여는 e스포츠 국가대항전 'WESG'도 마찬가지다. WESG는 이달 열릴 예정이던 WESG 아시아-태평양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 파이널을 취소했다. 블리자드도 총싸움게임 '오버워치' 중국 리그를 접었다. 이로써 2~3월 중국 상하이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오버워치 리그는 없던 일이 됐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게임업계는 상반기 신작 미디어행사 개최 시기를 조율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인파가 많이 몰리는 행사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신종코로나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