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때보다 4배커진 中, '신종코로나' 경제여파는…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임소연 기자 2020.02.03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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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이외 홍콩, 한국 순으로 타격" 분석도

   /사진=AFP /사진=AFP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이 멈추지 않으면서 경제 여파에 대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성장률 감소 의견이 나온 가운데, 중국의 경제 영향력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커져 세계경제도 이전보다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일(이하 각 현지시간) 미국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신종 코로나로 인해 올해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지난해 마지막 분기(6%)보다 2%포인트 추락한 4%를 기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하루 전 자체 분석을 통해 1992년 분기 데이터 조사 이후 최저인 4.5%를 예상했다.



기차 이동 4분의 1토막… "중국 성장률 1992년 조사 이후 최악"
중국은 대목인 춘제(설) 연휴 때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발병지인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등이 이동통제가 되고, 그밖의 지역에서도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들이 문을 닫으며 이미 경기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중국 관영영자지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철도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73.8%나 줄었고, 푸젠성의 대형백화점 매장은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줄면서 매출이 반토막났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중국 중앙정부는 2일까지 연휴를 연장했지만 베이징 등 지방정부는 9일까지, 후베이성은 13일까지 더 늦춘 상황이다.



글로벌타임즈는 소비가 중국의 GDP에 미치는 영향이 사스 때 37%에서 57.8%로 확대됐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가 주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전문가들 사이 올해 1분기 최대 2%포인트의 GDP 성장률 하락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일단 2일 중국 인민은행은 3일 증시 재개장을 앞두고 금융시장 피해를 줄이기 위해 1조2000억위안(205조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기업들에 대한 추가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종코로나 중국 외 경제 여파, 홍콩 다음 한국"
중국의 한 전통약제 상점에서 점원이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사진=AFP중국의 한 전통약제 상점에서 점원이 마스크를 쓴 채 일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또 소비자로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번 사태는 세계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사스 확산 때 중국의 세계 GDP 내 비중은 4.3%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6.3%로 4배 커졌다. 또 전세계 여행객의 3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워릭 매키빈 호주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경제 비중이 사스 때와 달라져 이번 신종 코로나로 1600억달러(191조원) 규모의 세계경제가 피해입는다고 예측했다. 지난 30일 IMF(국제통화기금)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세계경제 영향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아시아권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장슈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로 중국 본토 이외에 홍콩이 가장 영향을 받고 그 다음으로 한국, 일본에 타격이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광둥성에서는 공장 가동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업체들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한국 등의 주문을 처리하는 제조업체들이 많다. 이곳의 한 전자부품 공장 매니저는 글로벌타임즈에 2월 중순까지 공장 생산이 재개되지 않으면 수백만위안(수억원)의 직간접적 손실 발생한다면서,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등 주변국의 주문에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걱정했다.

CNBC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공장을 중국 밖으로 이전할지 고민했던 기업들에게 또 고민할 이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02년 11월 중국에서 발병했던 사스는 다음해 7월까지 유행해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774명이 사망했다. 사스로 인한 경제손실은 400억달러 규모로 당시 세계 GDP 성장률에 0.1%포인트 타격을 입힌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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