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공포… 제균티슈·보안경 동나고, 김치 판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2.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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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첫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마스크로는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손소독제, 알콜스왑, 제균티슈, 뿌리는 변기 소독제 등을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이중 일부는 이미 온라인몰에서 품절된 상태였다. 이에 김씨는 미국으로 여행간 친구에게 '손소독제'를 사와달라고 요청했다.

#주부 신모씨(56)는 얼마 전 친구에게 '김치를 챙겨먹으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김치가 우리 국민을 지켜줬다"며 '김치 먹기'를 권장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신씨는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김치와 생마늘 등을 더 챙겨먹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개인 위생에 신경쓰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식품의 판매량 역시 증가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마스크, 손세정제를 넘어 다양한 면역·위생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앞서 감염증 사태 초기엔 마스크, 손세정제, 핸드워시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11번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던 지난달 19~27일 마스크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3%, 손세정제는 98% 늘었다. 지마켓에서도 지난달 21~27일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마스크는 4380%, 핸드워시는 1673% 증가했다.

하지만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고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전파경로가 비말 감염이란 게 알려지면서, 침방울을 막는 다양한 관련 제품들의 매출 역시 덩달아 늘었다. 신종 코로나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최근 6일(지난달 27일~지난 1일)간 11번가에서 전달 동기 대비 '제균티슈'는 343%, '보안경'은 661%까지 거래가 급증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 외출 시 보호를 위한 아이용 '유모차 커버' 거래도 각각 31% 늘었다.

온라인, SNS를 중심으로 민간요법이 공유되며 관련 식품의 판매량도 들썩였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최근 한 주간 마늘·양파·김치 등의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으로 높아졌다. 마늘과 김치는 각각 102%, 97% 신장했고 양파 역시 83% 늘어났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양파와 김치 판매가 각각 42%, 8%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신종 코로나 국내 네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카카오톡, 유튜브 등에서 "사스 사태 때 김치가 국민을 지켜줬다"며 '김치 먹기'를 권장하는 메시지가 급속도로 퍼진 데 따른 현상이다. "삼시 세끼 김치를 4분의 1포기씩 먹으면, 우한 폐렴 걱정 없다"는 내용이다.

같은 날 유튜브에 게시된 '우한 폐렴에 대항하는 방법'이란 영상도 '김치를 많이 먹으면 된다'는 내용으로 이날 기준 조회수 약 200만을 기록했다.
/사진=유튜브 캡처/사진=유튜브 캡처
또 SNS와 블로그 등에선 "무를 두툼하게 썰어 푹 끓인 뒤, 들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해 수시로 떠먹으라" "참기름으로 가글하라" "파나 생강을 식초로 만들어 상시 음용하라" "갓김치와 녹차를 자주 섭취하라" 등의 민간요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민간요법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 "김치를 먹는다고 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씻기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민간요법과 관련한 식품의 매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마트에 따르면 2015년 6월 메르스가 확산했을 때도 민간요법으로 거론된 생강·고구마·연어·김치 판매량이 메르스 확산 전과 비교해 10~26%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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