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어린이집 교사가 신종코로나 의심환자로 분류되자 임시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 해당 교사는 질병관리본부 발표 결과 현재 음성으로 판단돼 자가격리중이다. /사진=정경훈 기자
오락가락 질본에 "주민들 공포심까지 드러내"
한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차 감염이 의심됐던 A씨가 근무하는 어린이집이 위치한 태안발전본부 사택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사택 인근에서 만난 강모씨(55)는 "격리자들과 접촉 가능성이 적어 불안감이 크지 않았지만 음성 판정 나니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신도식씨(74)도 "처음엔 불안했지만 음성이라니 마음이 놓이고 교사가 무사히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A씨와 남편이 31일 각각 37.3도, 37.1도의 미열 증상을 보이자 이화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A씨가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만큼 무엇보다 '어린이 감염' 우려가 컸다. A씨는 연휴 직후인 28일부터 30일까지 출근해 원생을 가르쳤고 이 기간 등원한 영유아만 29명에 달했다. 어린이집은 곧바로 휴원에 들어갔다. 마을 사람들은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충남도는 부부의 검체를 채취해 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감염 조사를 의뢰했다.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 "6번 환자의 딸은 음성"이라고 기자들에게 알렸다. 이화마을에도 화색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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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시간 뒤 질병관리본부는 "음성이 아닌 검사 진행 중"이라고 정정했다. 마을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원북면 소재 한 의료시설에서 일하는 이모씨(49)는 "해당 발표 후 주민들은 교사가 양성 아니냐는 등 혼란해 했고 공포심까지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다음날인 1일 새벽 "6번 환자가 음성"이라는 최종 결과 전해졌다.
정부의 전날 발표 때 일선 보건기관도 혼선을 빚어야 했다. A씨와 남편 감염 조사에 참여한 태안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부부가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질본의 처음 발표가 왜 결과도 나오기 전에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시 A씨 말고 6번 환자 딸이 또 있는 것인가 헷갈리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원북면의 이 씨는 오락가락하는 질본을 믿을 수 있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가가 뭔가를 숨기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현재 결과도 완전히는 못 믿겠다는 소리까지 나오는데, 오해를 낳은 질본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주민들 안심…면장 "오는 10일까지 긴장상태 유지"
1일 태안시외버스터미널.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 버스 승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정경훈 기자
이 면장은 "음성 결과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완벽한 예측이 힘든 신종 질병이기에 만에 하나 판정이 번복될 수 있는 경우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모층 걱정이 잦아들어 다행"이라면서도 "모임 자제 등 면 인구 40%인 노인층 감염 예방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널 약국이 마스크 부족을 호소할 만큼 태안을 찾은 사람들도 긴장의 끈을 놓진 않았지만 큰 동요는 보이지 않았다. 대구로 이동하던 중 잠시 태안 만리포 해변을 찾은 김모씨(60)은 "음성이 나왔다니 다행"이라며 "격리자와 접촉할 확률이 없고 의료진이 보호하고 있다니 크게 불안하지 않다"고 했다.
태안에 살며 택시운전을 하는 가모씨(59)도 "일하는 데 불안할 정도는 아니"라며 "새로 들어오는 중국인을 철저히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원래 주민이나 중국 간 적 없는 중국인이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