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간 장소, 왜 빨리 공유 안하나요"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1.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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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간 CGV 알바생, 시민 모두 긴장…박원순 시장도 질본 '늑장 발표'에 질타

"코로나 확진자가 간 장소, 왜 빨리 공유 안하나요"


"(CGV) 본사로부터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질병관리본부에 연락을 취하란 말을 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선 무섭다는 등 술렁임이 일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럼)의 5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 CGV 성신여대입구역점에서 일하는 20대 아르바이트생인 A씨는 "갑작스럽게 일터가 휴무에 들어가 쉬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티켓 구매 등에 자동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손님들과 직접 접촉할 기회는 적은 편"이라며 "오히려 확진자와 한 공간에서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1차적으로 위험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는 우려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명절 연휴 기간 영화를 관람한 곳이 대학가이자 아파트‧학교 밀집지 인근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대엔 감염 확산의 우려가 확산됐다.

성신여대 CGV 긴급 방역..맘카페 "아이들 어쩌나"
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이용한 CGV성신여대입구점의 모습. 영업이 중단돼 이용객이 없다. /사진=정경훈 기자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이용한 CGV성신여대입구점의 모습. 영업이 중단돼 이용객이 없다. /사진=정경훈 기자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번째 확진자 이모(32)씨는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입구 CGV 영화관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했던 환자다. 귀국 후 천식과 기침이 있어 질본 감시를 받다가 30일 우한 폐렴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그는 25일부터 28일까지 3명 이상과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CGV는 성신여대입구점 내부 위생 강화를 위해 주말까지 휴업을 결정한 상태다. 지난 30일 성북구보건소에서 나와 방역을 실시했고, CGV도 자체 방역에 나섰다.

확진자에 대한 정보는 성북구가 내부 참고용으로 작성한 문건이 유출되며 전날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확진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안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에선 환자에 대한 '신상털기'식 정보 공유는 문제일 수 있지만, 구체적인 동선은 최대한 신속하게 확인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극장 인근엔 성신여자대학교 뿐 아니라 서울돈암초등학교‧삼선중학교‧고명경영고등학교 등 학교들이 있고 4500여가구 규모로 강북권 초대형 아파트 단지인 한신·한진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다.

성북구 최대 '맘카페'의 한 회원은 이날 "돈암 삼선 정릉 일대 대책이 필요해보인다"면서도 "누구한테 가서 어떤 도움을 요청해야할지 감도 못잡겠다"고 하소연했다.

박원순, 정부에 "정보공개 늦다"…질타
서울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늘면서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질병관리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7번째 확진자를 발표한 것과 관련, "30일 오후 6시30분 7번째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았음에도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즉시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6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합대책회의에서 "감염병을 잡는 특효약은 투명성이고 신속성이라고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가 실시간으로 발표되지 않고 정보 공유가 안되면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게 된다"며 "감염병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인데 (정보공개가 안되면)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큰 문제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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