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투자 큰손' 中 눈치? WHO, 반쪽 비상사태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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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했다.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PHEIC)에 해당한다고 선포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등 중국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판이 일고있다.



3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PHEIC를 선포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PHEIC가 선포되면 여행과 교역 등 이동 제한을 권고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권고하지 않았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이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약한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도 이 같은 결과를 공개하면서도 WHO가 중국의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 WHO가 중국의 방제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여행과 무역 제한을 권고하지는 않았다"며 "이번 선포는 국제 사회에서 더 많은 자원을 지원받는데 도움이 되도록 짜여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적인 비상사태에도 WHO가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중국이 2017년 WHO에 600억위안(한화 약 1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 18개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두 차례 PHEIC 선언을 거부했다. 이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1만명에 달하고, 사망자수는 200명이 넘어섰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과 대응에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중국의 조치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됐으니 중국을 거듭 칭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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