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속옷?" 빅토리아 시크릿 매각되나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1.31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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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의 한 장면. /사진=AFP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의 한 장면. /사진=AFP


미국의 유명 속옷 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각이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 문제를 겪으면서 업계에서는 매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왔었다.



WSJ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빅토리아시크릿의 모기업 L브랜즈가 사모펀드인 시카모어 파트너스와 기업 지분의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한 매각을 논의 중이며, 수주일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창업자이기도 한 레슬리 웩스너 최고경영자(CEO)의 퇴진도 논의되고 있다.

화려함, 섹시함으로 인기를 얻고 독자적인 속옷 패션쇼로도 유명한 이 기업의 매각설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부진이 있다. 모기업 L브랜즈는 지난해 3분기에 2억5200만달러(3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는데, 이는 빅토리아시크릿의 영향이 크다. 이 기간 이 브랜드의 동일매장 매출은 7% 줄었고, 온라인 매출도 6% 줄었다.



패션쇼 작년에 중단…"시대에 뒤떨어져" 평가도
/사진=AFP/사진=AFP
또 포브스에 따르면 빅토리아시크릿은 미국 속옷시장에서 점유율이 2013년 32%→2018년 24%로 추락했고,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리(Piper Jaffray)의 10대들의 의류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는 2018년 상반기 5위→지난해 하반기 13위로 급격히 떨어졌다.

인기가 식은 데 대해서, 소비자들이 이전과 달리 편안함을 추구하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아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태도 변화는 '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가 사라지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이 패션쇼는 지난해 23년 만에 중단됐는데 방송시청률이 한창 때의 4분의 1토막 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빅토리아시크릿에 투자한 기업 바링턴 캐피털의 미타로 톤다 CEO는 업체에 비판 서한을 보냈는데, 여기엔 "빅토리아시크릿 브랜드 이미지가 미, 다양성에 대한 여성들의 진화된 태도와는 맞지 않는 '옛날 것',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올해 초에는 시티그룹 폴 레주에스 애널리스트가 "빅토리아시크릿으로 인한 L브랜즈의 순부채가 37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매각하고 (그룹 내 성장중인 브랜드인) 배스&바디웍스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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