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보다 더 큰 충격" 저가항공사 생존까지 위협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1.3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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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항공사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사진=AFP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항공사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사진=AFP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수익성이 약한 항공사들을 주저앉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항공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 노선이 잇따라 중단되면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2003년 발병했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비교 사례로 들어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항공사들이 입을 타격을 예측했다.



사스가 발병했던 2003년 한해 전 세계 항공사 매출이 19% 하락했고, 특히 아태 지역 항공사들은 매출 60억 달러(6조 원) 이상, 수송량 8%를 잃었다.

2003년 4월 한 달간만도 아시아태평양(아태) 항공사 수송실적(RPK)은 45% 급감했다. 수송실적은 유상 여객 수와 수송 거리를 곱한 수치로, 쉽게 말해 돈을 내고 얼마나 먼 거리를 갔느냐를 나타낸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는 사스 때보다 더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이미 운영 상태가 한계에 달한 항공사들이 싹 정리되는 ‘적자생존’ 기간이 될 거란 말도 나온다.

영국항공(BA)은 이미 베이징과 상하이 노선을 중단했고, 한국과 핀란드 항공사 등 가운데서도 중국 본토를 오가는 노선 중단을 선언한 곳이 나왔다.

홍콩 시위로 지난해에도 수익 감소를 겪은 캐세이퍼시픽은 이번 전염병 사태로 아예 중국 사업 자체를 줄이기로 했다. 호주항공도 3월 내 시드니-베이징 노선을 없앤다. 캐세이퍼시픽은 3월 말까지 중국 본토로 가는 노선의 절반을 일시 중단한다.


콴타스항공 여객기/사진=AFP콴타스항공 여객기/사진=AFP
상하이와 베이징, 홍콩을 주 목적지로 하는 콴타스항공도 수요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노선 20%를 없앨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모든 여행사에 국내외 여행 일정을 보류하라고 권고했다. 홍콩 여행도 일시 금지했다. 한국 하나투어도 중국 여행 일정의 90%를 취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여행 수요에 크게 의존하는 저가 항공사들이 이런 여행 제한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최근 항공편 중단을 발표한 항공사의 절반이 저가 항공사다.

슈코어 유소프 항공컨설팅사 엔다우애널리스틱 설립자는 "항공사들이 입을 수 있는 손실은 억 달러 단위"라며 "사스 때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항공지수는 바이러스 전염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2주간 9.2% 하락했다. 특히 한국 저가 항공사 티웨이항공 17%, 캐세이퍼시픽 14%, 콴타스 7.2%씩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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