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30년 난제' 삼성이 풀었다…피 안 뽑고 혈당 측정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1.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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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기원-MIT 연구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비침습 혈당측정 기술 게재

혈당 측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들. (왼쪽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모바일 헬스케어랩 남성현 마스터(교신저자), 장호준 전문, 박윤상 전문(공동1저자), 이우창 전문, 박종애 랩장/사진=삼성전자 뉴스룸혈당 측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들. (왼쪽부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모바일 헬스케어랩 남성현 마스터(교신저자), 장호준 전문, 박윤상 전문(공동1저자), 이우창 전문, 박종애 랩장/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당뇨 환자들이 직접 피를 뽑지 않고 레이저 빛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에 대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비침습 혈당 측정법은 당뇨병 환자의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간 실용화가 안 돼 학계의 30년 난제'로 꼽혀왔다.

2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은 미국 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었다.



대부분의 당뇨 환자들은 손가락 끝에 피를 내는 침습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있다. 불편함과 고통이 따르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비침습 혈당 측정법이 1990년대부터 연구돼왔다.

하지만 채혈 없이 혈액 내 혈당 농도를 정확히 측정해야 해 학계의 난제로 꼽혀왔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물질을 식별하는 분석법인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을 적용했다.

이 분석법은 레이저 빛이 특정 물질에 조사(照射)돼 산란될 때 물질 분자의 고유 진동에 의해 나오는 파장을 이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른 비침습 방식보다 특정 물질을 구분하는 식별 능력이 뛰어나 혈당 측정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측정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비(非)접촉 사(斜)축(non-contact off-axis) 라만 시스템'을 개발했다. 비스듬히 기울인 빛을 피부 아래층에 도달하게 해 몸속 혈당의 라만 스펙트럼을 얻어내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이용해 비침습 신호 측정의 정확도 지표인 상관계수를 업계 최고 수준인 0.95로 끌어올렸다.


남성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스터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틀을 깨고 비침습 혈당 측정기술에 명확한 실험적 증거와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비침습 혈당 센서의 상용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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