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하이닉스, 지난해 1700% 줬던 성과급 안준다…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기성훈 기자, 최석환 기자 2020.01.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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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침체, 영업익 20조→3조원 뚝…작년엔 연봉 6000만원 직원 성과급 5000만원 받아

[단독]SK하이닉스, 지난해 1700% 줬던 성과급 안준다…왜?


반도체 업계에도 '제로(0) 성과급' 한파가 불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분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이어 반도체 업계로도 제로 성과급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IT 업계의 실적이 그만큼 악화된 탓이다.

☞ 1월19일 본지 보도 '[단독]우울한 디스플레이…삼성 첫 제로 성과금' 참조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178,200원 ▼3,000 -1.66%)는 올해 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원에 그치면서 2018년(20조8000억원)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된 이듬해인 2013년 1월 성과급을 주지 않은 것을 빼면 지난 6년간 성과급을 건너 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번 제로 성과급으로 연봉 6000만원을 받는 과장 1년차 TL(테크니컬리더) 직원의 경우 5000만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 이익분배금 1000%(기본급 대비), 특별기여금 500%, 생산격려금 200% 등 총 17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다만 올해 성과급을 모두 주지 않을 경우 직원 사기하락과 인력유출 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성과급이 아닌 특별기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2013년 1월에도 성과급 대신 인수 축하금 성격의 격려금을 기본급의 250%로 지급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주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침체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국내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D램 50%, 낸드플래시 30%, 시스템반도체 20% 수준의 고수익 구조를 갖춘 반면 SK하이닉스는 D램 80%, 낸드플래시 20% 구조로 D램 가격하락의 여파가 더 크다. 지난해 D램 가격은 60% 넘게 떨어졌다.

국내 최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의 경우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으로 네트워크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연봉의 38%를, 반도체사업부는 29%, 무선사업부는 28%를 결정했다. 가전사업부는 같은 명목으로 22% 성과급을 챙겼다.

2018년 사상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초 지급된 성과급이 반도체사업부 50% 등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성과급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편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디스플레이도 앞서 제로 성과급을 확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은 2012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이후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줄어든 1조90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월 기본급의 최대 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LG전자도 올해 성과급을 크게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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