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조 렌탈시장' 삼성전자가 내놓을 프리미엄 정수기는?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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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프리미엄 정수기 출시 확정, 렌탈사업도 유력시…LG전자와 '신가전' 경쟁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프리미엄 정수기를 출시한다. 대기업 중에서는 LG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정수기 출시가 연 40조원 규모의 가전 렌탈 시장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프리미엄 정수기를 출시하기로 확정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정수기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정수기는 삼성전자가 만드는 만큼 기존 정수기보다 위생과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이 냉장고개발그룹장(당시 전무) 출신이었다는 점을 비춰볼 때 프리미엄 정수기는 단독 제품으로 나오는 한편 냉장고 신제품에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수기 출시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해 '나만의 맞춤형 가전'을 제공한다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의 '프로젝트 프리즘' 비전 일환이다. 이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는 큰 틀에서 시리즈로 내놓을 예정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정수기 출시를 계기로 아예 가전 렌탈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총 40조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가전 렌탈 시장은 중견·중소기업들의 시장이라는 인식이 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렌탈 시장에까지 진출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업계 경쟁사인 LG전자 (90,800원 ▲200 +0.22%)가 '퓨리케어 정수기'를 앞세워 지난해에만 4000억원대의 렌탈 매출(200만 계정, 추정치)을 올리는 등 성공을 거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일정 부분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렌탈 시장은 단순히 '빌려 쓴다'는 개념을 넘어 '구독경제(매월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방식)'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다. 1990년대 초 1세대 렌탈 시장을 정수기가 이끌었다면 이제는 TV는 물론 냉장고와 에어컨 등 모든 생활가전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렌탈 시장에 뛰어들 경우 이른바 '메기 효과'로 관련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정수기를 내놓는다면 렌탈 사업도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 렌탈 시장은 구독경제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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