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유학생 "우한 오는 의료진의 신청서, 유언처럼 슬프다고…"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0.01.2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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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가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가자임종철 디자인가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가자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는 한국 유학생이 "(전세기 관련) 정확한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시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폐쇄 전 우한시를 빠져나오지 못해 갇혔다고 밝힌 우한대학교 유학생 박모씨는 29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현지 상황을 알렸다.

박씨는 "30일 아니면 31일 안에 (전세기로) 한국에 돌아간다고 알고는 있다"면서도 "아직 정확한 공지를 받지 못해서 확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랑 미국은 (전세기를 이용해 본국으로) 이미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30일과 31일 전세기를 파견해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 700여명을 국내로 데려온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와 구체적인 날짜를 협의하지 않아 일정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박씨는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우한시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젯밤 8시에 각자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우한 짜요'(우한 힘내라)를 외치는 캠페인이 있었다"며 "자발적으로 희망을 잃지 말자는 모습이었고, 한인 교민들도 감동을 받아서 캠페인을 전체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우려되던 우한 시내의 사재기 현상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초반에 마트 물품이 없어 사재기가 일어나고 했지만 지금은 외부에서 공급을 충분히 받아서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며 "몇몇 가게들은 설 연휴에도 남아서 영업을 하고 있으니 밥을 먹고 싶으면 자기 가게로 오라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몰려드는 환자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는 현지 소식도 전했다. 박씨는 "의료진이 계속 외부에서 오고 있으나 환자가 많고 일손이 부족해 의료진이 굉장히 지쳐 있다고 들었다"며 "의료진이 우한으로 온다고 신청서를 낼 때 쓴 글들이 거의 유언처럼 슬프게 적고 있다고 말을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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