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진자 머문 호텔, 방역에도…취소·취소·취소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20.01.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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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확진자 묵은 호텔 총지배인 "소독·방역 완료해도 고객들 우려 여전"

/사진=김유경 기자/사진=김유경 기자


"1월이 비수기라고 해도 객실 판매율이 75% 정도였는데 지금 13%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영업손실이 너무 큽니다."

지난 28일 오후 6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 번째 확진 환자가 묵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호텔뉴브의 프론트는 한산했다. 때 지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장식이 쓸쓸해 보일 정도였다. 간혹 외국인 등 객실 이용자가 드나들었고 까페에도 일부 손님이 있었지만 호텔 특유의 북적임은 없었다. 호텔 프론트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썼다.

이 호텔의 총지배인은 "객실이 총 150실인데 현재 20실만 이용 중"이라며 "객실은 물론 연회장과 레스토랑 예약까지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 기업체가 행사를 위해 1주일간 객실과 연회장, 레스토랑을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예약이 모두 취소돼 영업손실이 커졌다"고 했다.



호텔, 소독·방역 완료…강남보건소 '소독증명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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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배인은 "이미 강남보건소에서 26일 소독·방역을 완료해 영업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서까지 받아왔다"며 "그래도 고객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 있어 내일(29일) 다시 자체적으로 호텔 전체를 꼼꼼히 소독하고 재점검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비에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비치해 체크인할 때부터 고객의 안전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이 호텔은 예약 고객들에게 세번째 확진 환자의 이동 경로에 포함돼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상관없다는 고객도 있지만 대부분은 예약을 취소하는 게 현실이다. 호텔은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길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다. 당장 영업손실 피해를 호텔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공항 방역 뚫려 호텔이 피해입어…"구제정책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이용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총지배인은 "의료기관은 손실분에 대해 보전받을 수 있는 법률이 있다고 들었다. 호텔도 선의의 피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구제정책이 나오면 좋겠다"며 "필요한 데이터와 증빙자료는 얼마든지 제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확진자가) 3박4일 일정으로 호텔에 있다가 24일 오전 11시에 퇴실했는데 퇴실 후까지 알 수 없었다"며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보니 우리 호텔에서 묵었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호텔은 주로 내국인이 이용하는 호텔로 고객에게 방문지를 물어볼 수는 없다"며 "감염지역 방문 및 의심환자가 호텔까지 오지 않도록 공항에서 차단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를 객실까지 안내했던 직원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에 들어갔지만 정밀 진단 결과 지난 27일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가 해제돼 자택에서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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