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염병 때 최대 13% 증시 폭락"…신종 코로나는?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1.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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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12.8%

2013∼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5.8%

2015∼2016년 지카 바이러스 12.9%



과거 전염병 사태 당시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의 하락률이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어떨까. 28일(현지시간)까지 1.6% 내리는 데 그쳤다.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2.6% 떨어진 뒤 이날 1% 반등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씨티그룹의 보고서를 인용,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우한 폐렴으로 주가가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염병 위기 때 S&P지수 6∼13% 하락"
씨티그룹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미국주식전략본부장은 보고서에서 "2000년대 들어 주요 전염병이 확산됐을 당시 S&P500 지수는 대개 6%에서 13%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대개 3개월 이내였다.

가장 최근인 지카 바이러스 당시엔 66거래일 동안 S&P500 지수가 무려 12.9%나 떨어졌다. 사스 땐 38거래일 동안 12.8% 내렸다.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엔 43거래일 동안 7.3%, 에볼라 바이러스 땐 23거래일 동안 5.8% 하락했다.

가장 오랫동안 증시에 영향을 미친 건 조류독감이었다. 2004년 1월부터 8월까지 141거래일 동안 S&P500 지수는 6.9% 내렸다.

그러나 당시 주가 하락은 경기 등 다양한 요인들에 따른 것으로 전염병이 유일한 요인이라고 할 순 없다.

레브코비치 대표는 "2003년 사스 사태는 그동안 의료 위기를 다루지 않았던 펀드매니저들의 자세를 바꿔놨다"며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의 정도와 치료법 등에 대한 여전히 제한적인 정보 때문에 시장에 우려를 몰고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한 폐렴 사태를 사스 등 과거 전염병 위기 때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데이타트렉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회장은 "사스 당시와 비교할 때 현재 중국의 국가의료시스템은 훨씬 더 선진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WHO "중국에 전문가 파견 합의…우한폐렴 대응"
이날 WHO(세계보건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최대한 빨리 발원지인 중국에 국제 전문가들을 보내기로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WHO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전했다.

WHO는 양측이 이날 회동에서 발병지인 우한의 봉쇄 조치에 대한 지속적 협력, 다른 도시와 지역의 공중 보건 대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과 전염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지속적인 정보 공유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알렸다.

이어 중국을 방문한 WHO 대표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실행한 조치, 바이러스의 확인 속도, 바이러스 정보를 WHO와 다른 국가에 공유한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중국과 전세계에서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이 WHO의 최우선 과제"라며 중국 최고 지도부가 보여준 헌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 등에 대한 정보 공유 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해하고 전염을 억제하는 데 있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WHO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중국 및 다른 모든 국가와 함께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WHO는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사시에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위원회를 재소집할 수 있으며 위원들이 대기 상태에서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세계 우한폐렴 확진자 수는 4600명,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중국 외에서도 △태국 14명 △홍콩 8명 △마카오 7명 △일본 7명 △대만 5명 △미국 5명 △호주 5명 △싱가포르 5명 △한국 4명 등의 확진자가 발견됐다.

미국, '중국 전역 여행 자제' 경고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이날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으로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젠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도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전날 백악관에서 있었던 고위급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방안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여행 제한에 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중국에 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에이자 장관은 "우리는 중국에 요청한다"며 "더 많은 협조와 투명성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깜짝 반등했다.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7.05포인트(0.66%) 오른 2만8722.85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전날보다 32.61포인트(1.01%) 상승한 3276.24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30.37포인트(1.43%) 뛴 9269.68를 기록했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번 수석전략가는 "주식시장이 최근 급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올랐지만 아직도 불확실성이 많이 남았다"며 "최소한 앞으로 몇주동안 큰 변동성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J벨의 러스 몰드 이사도 "이날 주가 상승은 단기적인 반등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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