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때도 이정도는 아냐" 평택항엔 배도 사람도 멈췄다

머니투데이 평택(경기)=이강준 기자 2020.01.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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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3시 30분경 평택항국제여객선 터미널의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28일 오후 3시 30분경 평택항국제여객선 터미널의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평택항국제여객선터미널을 향하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4번째 확진자가 경기도 평택시에서 발견되면서부터다.



28일 오후 3시 30분에 방문한 평택항에선 단 한 명의 여객선 이용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들도 문을 닫은지 오래였고 7~8명의 보안직원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터미널 입구 근처에서 제공되는 무료 위생 마스크도 동이 났다.

이날 오전 평택시에 거주하는 A씨(55)가 4번째 우한폐렴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평택항 여객선들은 '올스톱'됐다. 이날 오전 8시에 입항한 유일한 여행객인 중국인 90명은 오후 3시 15분에 다시 중국 영성으로 전원 출항했다.



평택항 보안직원 A씨(31)는 "2015년 메르스 사태때에는 이정도로 사람이 적진 않았다"며 "하루 700명 정도가 평택항을 이용하는데 우한폐렴 환자 나오자마자 내일부터 이용객수가 0명으로 급감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자 평택~중국 5개 여객 노선을 운영하는 선사들은 중국 지방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발적으로 노선을 폐쇄하기 시작했다. 일부 선사는 사태가 진정될때까지 잠정적 휴업까지도 고려중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당분간 평택항에는 화물선만 들어올 예정이고 여객 노선은 잠정 폐쇄된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5시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365연합의원의 입구./사진=이강준 기자28일 오후 5시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365연합의원의 입구./사진=이강준 기자
평택시 시내 거리도 우한폐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일 확진자 A씨를 최초 진료한 '365연합의원'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이곳 부근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자신도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었다.


한 9살 여자 아이와 걷고 있던 평택시 이충동 주민 김모씨(39)는 "확진자 진료한 병원에서 5분만 걸으면 우리 집이 나온다"며 "이쪽 동네에는 초등학교, 학원, 아파트 단지가 모여있는 곳인데 평택시에서 특별한 조치를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365연합의원 바로 옆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44)도 "옆 병원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아예 집 밖에 나오질 않고 있다"며 "오늘 하루도 손님이 3명에 그쳐서 당분간 가게를 쉬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28일 오후 5시 4번째 확진자를 진료한 경기도 평택시의 365연합의원 부근 거리/사진=이강준 기자28일 오후 5시 4번째 확진자를 진료한 경기도 평택시의 365연합의원 부근 거리/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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