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덮친 '우한폐렴 쇼크'…코스피도 3% 급락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1.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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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한 방문자가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서 한 방문자가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사람들이 전염병을 경계하며 바깥 외출을 삼가면서 여행·관광 뿐 아니라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서다.



코스피 3%↓…해외 증시 낙폭과 비슷


28일 코스피지수는 3.09% 떨어진 2176.7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3.04%가 하락했다. 코스피가 하루에 3% 이상 빠진 것은 지난해 5월 9일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639억원어치(오후 4시 기준)를 순매도 했다. 그동안 많이 오른 IT주를 중심으로 팔았다. 전기전자업종에서만 3307억원 순매도가 나왔다. IT주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3.29% 떨어진 5만8800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2.43% 하락한 9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급락했지만, 미국·일본 증시 등과 비교할 때 낙폭이 유달리 큰 것은 아니다. 설 연휴동안 개장했던 미국 뉴욕시장에서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2거래일동안 증시가 총 2.46%가 빠졌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7, 28일 양일간 총 2.52%가 미끄러졌다. 중국 증시는 춘절 연휴로 휴장 중이다. 홍콩은 오는 29일, 중국 본토는 2월3일에 거래가 재개된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악재는 증시에 충격을 줬지만 결국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며 "단기적으로 1~2개월 동안은 변동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2~3개월 이후에는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 위축되면 철강·정유주 부진 지속 우려
반면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데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시장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근월물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 9.22% 미끄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위축될 위험이 높아져서다. 국내 증시에서도 낙폭이 가장 깊은 것은 신세계, 현대백화점, 하나투어 등 중국여행객 관련 화장품, 면세점, 유통주였지만, 정유, 철강주의 낙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POSCO, 현대제철, S-Oil은 5~6%대 하락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3.85% 떨어졌다. 현대제철, S-Oil, SK이노베이션은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최초 보고한 2003년 2월14일부터 베이징 여행 금지를 철회한 6월24일까지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철강, 상사·자본재 업종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무역 자제, 여행 금지 등의 조치가 실제로 취해지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되면 전염병 발생 국가에 교역, 여행 등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각국에 전달될 수 있다. WHO는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글로벌 위험 수준을 '높음'(high)으로 평가했지만, 아직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집콕 수혜주 미디어 관심
대안 투자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적은 미디어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노 연구원은 "사스 사태 당시에도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소프트웨어 업종 수익률은 4개월만에 88.4%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업종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0.31% 약세로 장을 마쳤지만 장중 65만2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초기 대응이 실패한 상황에서 향후 슈퍼 전파자, 변종 바이러스 등이 관건"이라며 "이번주 후반에 전염병의 중국과 글로벌 경제의 타격에 대한 분석,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를 다시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물적 교류가 없는 주식이 긍정적"이라며 "소프트웨어, 미디어, 바이오, 통신주 등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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