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도 구매…'트레일블레이저'에 사활 건 한국GM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20.0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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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제공=한국GM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제공=한국GM


한국GM이 신차 '트레일블레이저'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 회사뿐 아니라 노동조합까지 신차 홍보대사로 나서면서 노사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 일부 고위임원들이 준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하고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이 2018년 한국 정부, KDB산업은행과 함께 발표한 미래계획 중 하나다. 예고된 대로 이달 국내 생산 및 출시가 이뤄졌다.

업계에선 '트레일블레이저'가 오랜만에 국내에서 생산된 신차라는 점에서 노사가 화합하는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신차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내놨지만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된 차종이었다. 현재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되는 차량 11종 중 6종(스파크·말리부·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다마스·라보)만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난 16일에 열린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행사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노조 대표인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도 자리했다. 이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신차의 성공적 출시가 정상화의 첫걸음이라 판단했다"며 "좋은 차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만들자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말 한국GM 노조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 위원장의 행보는 전 노조 집행부가 회사와 '2019년 임금교섭'을 두고 파업 등으로 갈등을 벌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임금교섭은 노조 집행부 및 대의원 선거 등을 이유로 한동안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모처럼 훈풍에 한국GM도 공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회사는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직후 관심고객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파티, 견적 상담 후 구매자 대상 경품 행사 등을 마련했다. 출시 즉시 내보낸 TV광고도 호평받았다. 중독성 있는 음원이 담긴 TV광고는 유튜브 게시 2주일도 안 돼 조회수 190만회를 넘겼다.

차량 가격도 1995만~2620만원으로 책정돼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에 한국GM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적잖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집계될 다음달은 노사 화합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차량 판매 성공 여부에 따라 오는 3월쯤 재개될 노사 교섭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와 함께 한국GM의 국내시장 철수설에 대한 불안정성도 사라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노사의 협력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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