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걸린 코스피 2% 급락… 삼성전자도 3%↓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1.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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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신세계 등 여행·소비주도 10% 이상 급락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관광업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호텔, 여행주 등이 크게 하락하고 있고, 시가총액 상위도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28일 오전 9시 1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57.38포인트(2.55%) 떨어진 2188.75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1.96포인트(3.2%) 미끄러진 663.61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 외국인이 각각 809억원, 155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과 금융투자가 각각 1013억원, 1276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 SK하이닉스 (179,700원 ▲8,700 +5.09%), LG화학 (384,000원 ▲12,000 +3.23%), 삼성물산 (150,900원 ▲500 +0.33%), POSCO (397,500원 ▲6,000 +1.53%) 등 시총 상위주들도 3%대 급락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2.72%, 에이치엘비 (107,300원 ▲600 +0.56%)가 4.29%, 스튜디오드래곤 (41,150원 ▼50 -0.12%)이 4.05%, 케이엠더블유 (14,350원 ▲370 +2.65%)가 4.83% 급락하고 있다.



여행주, 소비주들도 타격이 크다. 신세계 (161,700원 ▼2,000 -1.22%), 현대백화점 (50,600원 ▲300 +0.60%), 아모레퍼시픽 (144,300원 ▲2,100 +1.48%), 에이블씨엔씨 (6,630원 ▲180 +2.79%), 코리아나 (3,055원 ▲10 +0.33%), 하나투어 (58,100원 ▼700 -1.19%)는 8~12%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콜마, LG생활건강, 롯데쇼핑, 하이트진로 등도 4~7%대 하락 중이다.

전날 미국 3대 지수도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7% 떨어졌고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58%, 나스닥종합지수는 1.89%가 급락했다. 원자재 수요가 큰 중국에서 전염병이 시작돼 원유 가격도 하락했다.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전 거래일보다 1.93% 하락한 5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일시적인 하락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2002~2003년 사스 확산 때도 주식시장이 충격을 받았지만, 중장기적인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염병 발생은 소비자의 외부 활동을 소극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중국 관련 소비 데이터가 부진할 수 있다"며 "면세점, 호텔, 화장품 등 관련 업종에 대한 단기 투자심리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전염병 관련 데이터의 부진은 3개월 이내로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총력 대응으로 사태가 조기에 진정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해당 사태로 주가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관련 소비주는 위안화 환율과 상관 관계가 높다"며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정책, 무역합의, 관세 인하 등으로 위안화가 강세 흐름을 보이고 한한령이 해제되면 전염병 사태가 완화되는 시점부터 중국 소비주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도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전염병이 시장의 방향을 바꾸진 못한다"며 "펀더멘털은 변한게 없는 만큼, 현재의 주가하락은 중장기적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던 미국 기술주, 국내 반도체 등 주도주는 계속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주식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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