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내에서 네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발생지역 방문시 주의사항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내일(28일)일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0.01.17. [email protected]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확인된 국내 4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다.
확진자는 25일 고열과 근육통이 심해져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했다. 이후 보건소 신고와 능동감시가 이뤄졌다. 26일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통해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같은 날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된 뒤 검사를 받아 이날 오전 확진 판정됐다.
전날 확인된 국내 3번째 확진 환자의 경우도 지난 20일 별다른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22일 열감과 오한 등 몸살기를 느껴 해열제를 복용하고 증상이 가라앉았다가 25일 기침을 하고 가래까지 나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했다.
문제는 입국 후 자진 신고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닷새나 소요된 데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지역사회를 돌아다녀 불특정 접촉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3번째 확진 환자가 74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3번째 환자의 경우 지난 22~25일간 △서울 강남구 소재 글로비 성형외과 방문 △강남 호텔뉴브 투숙 △한강변 GS한강잠원 1호점 이용 △역삼동·대치동 일대 음식점 방문 △일산 소재 음식점·카페 이용 △일산 소재 모친 자택 체류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3~4번째 사례처럼 ‘무증상 잠복기’의 확진자가 국내 추가 입국해 보건당국의 능동감시를 벗어난 채로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게 되면 사람 간 접촉에 따른 2차 감염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국내 4번째 확진 환자 발생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보건복지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열어 범부처 차원에서 우한 폐렴의 국내 유입과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 방문 후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 전에 우선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해 달라”며 “의료기관 내 병문안을 자제하고 철저한 검역 과정에 따른 입국 지연에 대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