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런데 '명절 이혼'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혹은 동양권 문화에서만 발생할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비슷한 법, 서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영국 - 매년 1월 첫 번째 월요일은 '이혼의 날'(Divore Day)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기간에는 이혼 관련 전화상담이나 인터넷 검색량 또한 급증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017년엔 1월의 전화 이혼 상담 건수가 월평균보다 24% 많았다고 한다. 또한 2018년엔 한 기관에서는 4만500명이 1월에 '이혼' 관련 검색을 할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맥알리스터 가정 법률 로펌의 아만다 맥알리스터 전무는 "많은 사람들이 '이혼의 날'이란 단어를 변호사들이 홍보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실 진짜"라며 "어떤 이유로든 이미 긴장돼 있던 부부관계가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마침내 깨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대다수의 부부가 연휴가 끝날 때까지 이혼을 미루는 이유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들과 일가친척 혹은 곧 남이 될 배우자의 연휴를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영국의 '이혼의 날'은 평소에 쌓여왔던 갈등이 연휴 동안 폭발하는 점 등 한국의 '명절 이혼'과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미국 - 휴가철 끝난 직후인 3월과 8월 이혼율 급증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워싱턴주의 이혼율은 3월에 가장 높았고 8월이 두 번째였다. 3월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 밸런타인데이 등의 휴가 시즌이 끝난 직후다. 8월 또한 독립기념일과 아이들의 여름방학 등 여름휴가가 몰려있는 7월 직후다.
연구진들은 휴가 시즌 직후 이혼율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긴 휴가 기간 동안 가족 방문 등의 명절 관습이 스트레스와 불화를 유발하는 것과 휴가 전에 관계를 회복하려는 기대가 깨지는 것 등을 들었다. 긴장돼 있던 부부관계가 긴 휴가 동안 깨져버리는 것과 이혼을 휴가 이후로 미루는 이유 등 영국의 사례와도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