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이달 들어 TV용 LCD 패널 가격이 75인치 패널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32인치 패널은 한달 전보다 1.6%, 55인치는 1.4% 올랐다.
가장 타격이 컸던 곳이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하지만 여전히 매출의 80%가량을 LCD 시장에 의존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9375억원을 기록한 게 이 때문이다. 오는 31일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선 연간 손실이 1조5000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새해 들어 LCD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감산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화을 위해 8세대급 LCD 생산라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산사업장의 8세대 LCD 생산라인을 8.5세대 QD디스플레이(퀀텀닷 기술에 기반한 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13조원대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의 이 같은 감산 조치로 올해 전세계 TV용 LCD 패널 출하량이 2억6600만장으로 지난해보다 7.8%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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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스플레이업계는 단비 같은 소식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차세대 패널 생산이 본격화하기까지는 LCD 의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LCD 가격 반등을 발판으로 OLED 전환에 사활을 걸 시간을 좀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가격 상승폭이다. 업계는 신중한 눈치다. 가격 반등의 물꼬를 튼 것은 국내 업체들의 감산 조치지만 시장 패권은 여전히 중국이 쥔 만큼 추가 상승 국면에서 국내 업계의 영향력이 작은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절대적인 공급은 많은 수준이기 때문에 과거처럼 급격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었지만 수율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아직까지 본격 생산을 늦추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 1분기 안에 본격 양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QD디스플레이 패널을 첫 출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