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핫플' 된 그 곳, 1조 매출 꿈꾼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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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현 길림양행 대표이사 / 사진=정혜윤윤문현 길림양행 대표이사 / 사진=정혜윤


"제가 올해 43살인데, 50살 안으로는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윤문현 길림양행 대표(사진)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현재 매출액 1000억원대 회사지만, 윤 대표의 말은 허무맹랑한 상상으로 들리지 않았다.

명동 핫플레이스 된 '허니버터 아몬드' 매장
지난 21일 찾은 서울 명동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계산대 앞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사진=정혜윤지난 21일 찾은 서울 명동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계산대 앞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 사진=정혜윤


지난 21일 찾은 서울 명동 '허니버터 아몬드' 매장에는 외국인, 내국인들로 붐볐다. 평일 오후임에도 계산대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렸다. 매장 내에는 대형 아몬드 인형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사람들, 아몬드 박스를 배경으로 개인 방송·동영상을 찍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길림양행의 허니버터 아몬드가 새로운 한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12월 출시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후기를 남기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모든 한국 제품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허니버터 아몬드의 인기는 증가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중국 광군제 당일에만 매출 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중국 알리바바그룹 관계자들이 '도대체 어떤 상품이냐'며 직접 한국을 찾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길림양행 아몬드는 현재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러시아 등 총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문매장도 속속 늘고 있다. 윤 대표는 "명동 6개 매장 이외 올해 강남, 홍대 인근에 전문 매장을 오픈하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부산, 제주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러브콜이 한창이다. 이달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서울역점 내 허니버터 아몬드 매장이 새로 생겼고 홈플러스, 이마트에도 곧 들어설 예정이다.


2006년 빚더미에서 시작한 회사 매출 1400억원대로
서울 명동에 있는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외부 모습. / 사진=정혜윤서울 명동에 있는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외부 모습. / 사진=정혜윤
윤 대표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윤 대표는 2006년 28살에 견과류 수입·제조 업체인 길림양행을 물려받았다.

당시 윤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합격해 입사일을 기다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뇌졸중으로 아버지(윤태원 회장)가 쓰러졌고 이를 외면할 수 없어 사업을 물려받게 됐다. 당시 회사 빚만 100억원대였다.

그러던 중 2014년 기회가 찾아왔다. 윤 대표는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품절 대란이 일어났을 때였다. GS25에서 대체품으로 아몬드에 허니버터맛을 입혀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왔고 일주일만에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아몬드 가공 기술을 연구해왔던 윤 대표는 자신있었다. 그는 기존 견과 원료를 기름에 튀겨 양념을 입히는 방식에서 벗어나 견과를 구워낸 후 양념을 입혀 코팅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윤 대표는 "아몬드끼리 서로 달라붙지 않고 오랜 기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는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출시된 허니버터 아몬드는 가파르게 팔려나갔고, 2014년 649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액은 2018년 1396억원으로 뛰었다.

"50개로 종류 확대 계획…미국이 최종 목표"
서울 명동에 있는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내부 모습. / 사진=정혜윤서울 명동에 있는 '허니버터아몬드' 매장 내부 모습. / 사진=정혜윤
윤 대표는 "아몬드는 어느 나라에 가도 다 있지만 이만큼 다양하고 맛있는 제품은 없다"고 자부했다. 그는 "아몬드 한 톨도 안나는 나라에서 만든 제품의 퀄리티가 이만큼 높다는 걸 전 세계 알리고 싶다"고 했다.

길림양행은 현재 22개 아몬드 제품 종류를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외 아몬드 캐릭터 굿즈 사업도 확장할 계획을 하고 있다.

윤 대표의 최종 목표는 미국이다. 그는 "현재 짓고 있는 원주 공장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향후 미국에도 공장을 세우고 싶다"며 "아몬드의 나라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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