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레깅스 인기에…요가복 브랜드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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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족' 밀레니얼세대 소비에 룰루레몬 깜짝 실적, 젝시믹스 등 매출 급증세

사진=젝시믹스사진=젝시믹스


운동복이면서 일상복처럼 어색하지 않은 옷을 뜻하는 '애슬레저룩'이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패션업계에도 요가·필라테스복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요가복 업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을 필두로 안다르, 제시믹스, 뮬라웨어, STL 등 국내 요가복 업체가 일제히 파이를 키우는 중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지난 24일 기준 룰루레몬(LULU) 주가는 240.35 달러로, 1년 전 대비 64.5%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 3분기 룰루레몬의 매출액은 9억161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고 순이익은 1억2600만 달러로 전년비 33.4% 늘었다. 이 실적은 10분기 연속 깜짝 실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운동복인 요가·필라테스복 시장이 급성장한 것은 소득 및 여가시간의 증대로 스포츠 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로 몸에 대한 과시욕구가 증가한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에 운동하는 모습을 예쁘게 올리고 싶은 욕구가 크게 확산되면서 애슬레저룩 시장이 급성장한 것"이라며 "주 고객 층도 20~30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있는 인물) 중 다수는 헬스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로 이들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며 모방욕구를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의 요가·필라테스복 소비가 급증세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룰루레몬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 룰루레몬은 입점 직후부터 줄곧 '여성 컨템포러리' 매장 가운데 매출액 1,2위를 다투고 있다. 에슬레저룩인 룰루레몬을 여성복 사이에 넣은 것도 파격이었지만 룰루레몬이 매출액 1,2위를 다투는 것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국내에서는 2015년 설립된 안다르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젝시믹스), 주식회사 뮬라(뮬라웨어), 케이마켓(STL)을 비롯해 스컬피그, 파슬리, 런블랙 등 신생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출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 출사표를 던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비 290% 성장했고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18년 대비 300% 이상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얇은 스포츠웨어인 이들 애슬레저룩은 원가도 저렴하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설명. 원가 부담이 적은데 인스타그램을 통한 홍보는 쉽기에 신생 요가복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등장 중이다. 기능성 소재를 넣는다고 해도 결국은 폴리에스테르 소재라 원가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특히 이들 신생 업체는 인스타그램의 변신을 등에 업고 고성장 중이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가 유통 플랫폼화되면서 소호 브랜드는 특정 인플루언서와 함께 홍보·판매를 하기 매우 용이해졌다. 인스타 인플루언서가 인스타 셀러(판매자)로 변신하고 기업형으로 진화하면서 다수의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따라서 국내 애슬레저룩 업체 중 선두인 안다르의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과 광고 캠페인은 다수의 후발주자를 따돌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 업체 중 선두주자인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서로 '업계 1위'를 자칭하고 있는 상황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룰루레몬은 프리미엄 브랜드 지위가 확고하지만 국내 브랜드 중에는 아직 확고한 프리미엄을 가진 업체가 없어, 안다르가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이라며 "안다르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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