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직접' 중국 진출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1.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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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정부와 MOU 체결…우한시에 12L 규모 생산시설 설립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마궈창 중국 후베이성 위원회 부서기 겸 우한시 위원회 서기가 지난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열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마궈창 중국 후베이성 위원회 부서기 겸 우한시 위원회 서기가 지난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열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그룹이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직접 중국 우한시에 최대규모 생산시설을 짓고, 직판체제까지 구축한다. 규제가 많은 사업인 만큼 직접 진출해 중국 정부와 소통하고, 바이오의약품 개발부터 판매 전 과정을 이끌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4월 중국 생산시설 기공식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후베이성 정부, 우한시 관계자들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MOU에 따라 셀트리온그룹은 후베이성과 우한시의 지원을 받아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우한시에 중국 내 최대 규모인 12만리터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회사는 오는 4월께 공장 기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우한시에 300여 곳의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센터와 기업이 있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생산시설 설립 장소로 택했다.
셀트리온, 직접 중국 진출한 이유는?
이번 셀트리온그룹의 중국 진출은 합작사(JV) 형태가 아닌 단독 진출이다. 후베이성 정부와 우한시는 세금 감면, 투자 등의 지원만 할 뿐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사를 세워 중국에 진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국 의약품 산업의 경우 규제가 많아 현지에서 중국 정부와의 소통이 필수"라며 "직접 의약품 생산부터 판매까지 이끌 경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이 같은 전략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우한 공장에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 등 기존 제품뿐 아니라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등을 생산하고, 대규모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중국 내수 시장을 위한 바이오의약품 16개를 만들고 중국 내 의약품 판매를 위한 직판망도 구축한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2025년까지 5년간 설비투자에만 약 6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재원은 그룹 자체 현금보유고와 외부 투자유치 등으로 마련한다.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 기대"
셀트리온그룹은 우한법인을 중국 내 최다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000억위안(약 15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600억위안(약 10조원)이고, 2023년 약 1300억위안(약 2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 "2017년 이후 바이오의약품이 중국 국가의료보험(NRDL)에 등재되고, 중국 정부가 바이오 외자기업의 진출을 독려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관련 우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중국 진출을 통해 제2의 도약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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