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사이 딜레마, 해답은 '독자파병'
그렇다고 이 지역 안보협력에 동참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마냥 불응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우리 군함의 독자적 파견 형식으로 중동 안보협력에 동참하는 절충안을 찾은 것이다. 일본 역시 미국 주도 연합에 참여하지 않고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병력 260여명 규모)를 중동해역에 독자 파견하기로 했다.
◇전략적 요충지 호르무즈, 보호 수단 생겨
정부는 이 같은 절충안으로 중동지역의 군사적 위협에서 국민과 우리 선박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정부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 및 선박 항행 안전'을 파병 결정의 최우선 목표로 밝혀 왔다. 중동 지역에는 약 2만5000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우리 선박 통항 횟수는 연 900여 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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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기존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 변경안은 현실적 절충안이기도 하다. 미국·이란과의 외교 관계 및 우리 국민 보호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카드란 얘기다. 만약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우리 선박의 항행 안전을 지켜야 할 필요도 커졌지만, 이 지역의 군사적 위험성이 높아져 국회 비준이 필요한 새로운 파병은 불확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 지역 변경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해 왔다. 청해부대는 중동지역 우리 국민을 대피시켜야 할 상황이 발생할 때 수송선 역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사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송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