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1% 쥐었는데…카카오 '조원태 백기사' 말까지 나오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1.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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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원태·조현아 우호지분 가능성 따져보면 고작 0.47%p 차이

카카오 로고 / 사진제공=홈페이지카카오 로고 / 사진제공=홈페이지


카카오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급부상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1%를 매입했다. 지난달 한진칼 주가가 4만원 안팎에서 움직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는 당시 지분을 사는데 2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매입 시점은 확인되지 않으나 의결권 행사 기준일이자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달 26일 이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주식 매입 배경에 대해 “지난해 대한항공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5일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플랫폼, 멤버십,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 분야에 대한 MOU를 맺었다.

당시 카카오와 대한항공이 손을 맞잡은데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조 회장은 "기존 방식을 탈피해 정보기술(IT)과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카카오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2.45%)과 전략적 제휴관계인 델타항공(10%)의 지분을 더하면 32.45%다. 조 전 부사장(6.49%)과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8.2%)을 합친 31.98%와는 불과 0.47%포인트 차다. 이처럼 양측 모두 우호지분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카카오가 보유한 1%가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카카오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며 "비즈니스 목적의 투자 성격으로 봐달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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