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진핑 방북, 한반도 새로운 전기를 맞나?'를 주제로 강연하기 앞서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이날 강연은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한반도평화번영포럼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2019.6.24/뉴스1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통일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남북관계를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난해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후 나온 보도문에서 대남 메시지가 빠진 데 대해 "남북관계 패싱으로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 군부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체면과 정통성을 깨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그 스트레스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연합훈련) 중단을 얘기한 것"이라 했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은 새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우리 정부가 대북 개별관광에 드라이브를 거는 게 긍정적이라 진단했다. 동시에 이 상황이 "만시지탄"이라고도 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지난 1년6개월 동안 한국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속도에 남북관계를 맞춰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따라 왔다"며 "그 결과 북미 비핵화 협상도 완전 교착이 됐고 남북관계도 최악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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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것은 바로 2년 전 남북관계를 우선적으로 발전시켜 북미관계를 발전시켰던 역사적 경험을 망각하게 했다"며 "그 기억(평창 올림픽 후 일련의 과정)을 소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2년 하계 올림픽 공동유치를 2018년 9월에 남북이 합의했고, 이 합의대로 남북이 공동유치를 국제사회에 호소하면 유치 확률이 굉장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도 2032년까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된다. 올해와 내년이 합의를 위해 발벗고 뛰어야 할 때"라고 했다.
다만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 구상을 북한이 호응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상황은 반반으로 본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하반기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 (통보) 전에 이 얘기를 했자면 그 때는 실현 가능성이 높았겠으나 지금은 누구도 장담이 어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가 개별관광 허용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작은 조건들, 다른국가에서 방북할 때의 조건과 다른 조건을 붙여 상황이 꼬이지 않게 해야 한다. 더 담대하고 선 굵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장관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외무상 임명설과 관련해 "김정은 리더십 특징인 실적주의와 연결돼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북미대화 성과를 내지 못한 리용호 등 전임 담당자를 해임하며 리선권을 기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의 임명이 대미강경 메시지인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