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손해보험, "3가지 낮추고 3가지 높여야 산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0.01.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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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기자간담회 "올해 수익 전망도 어두워..손해율 등 낮추고 새 보험시장 만들어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손보협회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손보협회


'잘 나가던' 손해보험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치솟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한해에만 실손보험(2조2000억원)과 자동차보험(1조6000억원)을 합쳐 총 3조80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올해도 손해보험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를 해결하고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3가지를 낮추고, 3가지를 높이는 이른바 '3고(高)3저(低)'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가지 낮추자"
김 회장은 2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업계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며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가 올해 낮춰야 할 '3가지'로는 △손해율 △보험사기 △사업비를 꼽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대폭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이라는 점을 감안해 자구노력을 통해 인상요인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2가지 상품의 손해율 문제를 당국에서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의 제도 개선 위해 적극적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손보험의 경우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고, 자동차보험은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원칙적으로는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100% 구상하는 게 맞겠지만 일단 인명 피해 300만원, 물적 피해 100만원의 현행 자기부담금을 각각 1000만원, 500만원으로 올리는 등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사상 최대 적발률을 기록하고 있는 보험사기와 보험사 간 사업비 경쟁도 낮춰야할 요소로 지목했다. 김 회장은 "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범 정부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현재 적발까지만 협업을 하지만 앞으로는 재판과정까지 참여해 악질 보험사기가 뿌리 뽑히도록 할 것"이라며 "업계도 사업비 등 단기 실적 위주의 외형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3가지 높이자"
올해 높여야 할 3가지 과제로는 △신시장 개척 △신기술 활용 △소비자 신뢰를 제시했다. 특히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맞춰 인슈어테크(보험+기술)를 통해 새로운 보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인슈어테크와 관련돼 당국과 함께 민관합동 '인슈어테크 추진단'을 발족해 운영하기로 협의했다"며 "이 과정에서 △'샌드박스' 이용할 수 있는 규제완화 △헬스케어(건강관리) 서비스 분야에서의 협업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모집 △보험사기 탐지 등 기술분야를 어떻게 개발해 나갈지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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