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원숭이띠' 삼성 사령탑…윗기수들 줄사표 낸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1.2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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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사장, 스마트폰사업부 총지휘…젊은 사업부장 임명으로 '세대교체' 이어질 듯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업부장 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업부장 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가 68년생 노태문 사장을 스마트폰 사업부문 사령관으로 임명해 '세대교체'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52세인 노 사장보다 나이가 많고 기수가 높은 고위 임원들 중 일부가 물러나며 조직이 더 젊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20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IM부문 무선사업부 부장에 노태문 사장이 임명된 것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분석이다. 노 사장은 앞으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68년생 역대 최연소 사업부장, 노림수는?
노 사장은 68년생 원숭이띠로 현직 삼성전자 사장단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2018년 12월 만 50세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에 오른 뒤 이번에 다시 1년 만에 사업부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노 사장은 삼성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다. 38세에 임원에 올랐고, 연이어 갤럭시 S3와 갤럭시노트2 개발을 이끈 공로로 2013년에는 45세 나이로 최연소 부사장이 됐다.

지난해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유일한 사장 승진자였던 그는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상용화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젊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붙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의 이번 인사는 삼성도 더 젊어지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을 불어넣는 한편 '신상필벌'의 인사원칙이 철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이번이 두번째 인사인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철학도 녹아 있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내에서 '이재용의 남자'로 불리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룹 더 젊어져야 살아남는다
일각에선 노 사장의 인사로 50대 중·후반 임원들이 대거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는 검찰 식의 철저한 기수문화는 없지만 발탁 인사로 나이가 역전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다"며 "조직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적지 않다"고 말했다.

'68년 원숭이띠' 삼성 사령탑…윗기수들 줄사표 낸다?
이번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은 이뿐이 아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엔 기존 노희찬(59) 사장이 물러나고 최윤호(57)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승진·내정됐다. 김기남(62) DS부문장 부회장이 겸직하던 종합기술원장 자리도 황성우(58) 부원장(부사장)이 맡게 됐다.

삼성전자의 3대 사업부문장이 겸임하던 사업부문 일부를 내려놓은 장면은 또 있다. 김현석(61) CE부문장 사장도 겸임하던 생활가전사업부를 내려놓았다. 이는 앞으로 3대 사업부문장을 교체하기 위한 징검다리 인사라는 분석도 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업부문장이 겸직하던 사업부장의 역할을 이전보다 강화해 사업부간 협업과 융합을 노리고, 더 전문적인 미래사업 개발에 나서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남은 계열사 인사도 '세대교체'가 화두될 듯
다른 전자 계열사도 이런 세대교체의 기류가 감지된다. 삼성전기는 이날 이윤태(60) 대표이사 사장 후임으로 경계현(57)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을 승진 발탁했다.

내부에서는 이 역시 "60세가 되면 일선 경영에선 물러난다"는 특유의 '60세룰'에 따른 세대교체 수순이라고 본다.

앞으로 남은 그룹 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도 이 '세대교체' 키워드가 확고히 자리잡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인사가 겉으로는 3인 대표체제를 유지했지만 진짜 행간의 의미는 겸임 사업부문을 내놓고 차세대 젊은 사장단이 발탁된 세대교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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