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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짚어본 삼성 사장단 인사 3대 키워드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심재현 기자, 이정혁 기자, 박소연 기자 2020.01.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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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짚어본 삼성 사장단 인사 3대 키워드




"겉으로 보기엔 예년과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변화를 준 인사입니다. 안정된 기반 위에 미래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주요 사업 부문은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어 더욱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20일 단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대한 내부 삼성맨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날 핵심 보직을 꿰찼거나 승진한 인물의 면면을 보면 숨겨진 인사 코드를 읽을 수 있다는 얘기다.

노태문-세대교체의 서막
이번 인사에선 노태문 IM(IT&모바일)부문 무선사업부장이 가장 눈에 띈다. 올해 52세(1968년생)로 삼성전자 사장단 중에 나이가 가장 적다. 2018년 12월 당시 만 50세 나이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뒤 1년여 만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사령탑으로 올라서며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노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다. 38세의 나이로 임원에 오른데 이어 갤럭시 S3과 갤럭시노트2 개발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2013년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직전 사장단 인사가 있었던 2018년 말에도 유일한 승진자였다.

이날 고동진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겸직하고 있던 무선사업부장을 넘겨받은 것도 5세대 이동통신(5G) 단말기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의 도약을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삼성전자는 "젊은 사장에게 사업부장을 맡겨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기술 기반의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노 사장의 발탁은 변하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조직 내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 무선사업부를 중심으로 후속 임직원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 및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50대 중·후반 임원들이 대거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노 사장 인사가 주는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사업 측면에서도 갤럭시 S10 이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 새로운 제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호-미전실의 존재감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미전실) 인재의 중용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한 최윤호 사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미전실 내에서도 핵심 부서로 통했던 전략1팀 출신이다. 미전실이 우여곡절 끝에 해체되자 자칫 전략1팀 근무경력이 '꼬리표'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서 전자와 전자계열사의 각종 대내·외 사업 전략을 지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보직 이동한 박학규 사장의 발탁도 주목된다. 박 사장은 미전실 경영지원팀장 출신으로 그룹 살림살이에 누구보다 밝았지만 미전실 해체 이후 삼성SDS로 회사를 옮겨야 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 사장이 반도체사업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으면서 부진한 업황에 따른 내부 관리와 삼성의 전략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의 관계자는 "미전실 출신의 존재감이 확인된 인사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미전실 출신 인사들이 그룹에 긍정적 영향을 몰고 온다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이젠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용-준법경영의 본격화
고문으로 물러난 지 2년여만에 이례적으로 현업에 복귀한 이인용 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도 주목받는 인사다. 방송기자 출신인 그는 삼성전자 대외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대외협력(CR)담당 사장으로 돌아왔다. 그간 윤부근 부회장(전 소비자가전 부문장)이 이끌어왔던 자리다.

이 사장의 복귀에 삼성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배로 최측근이자 조언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2005년 6월 삼성전자 홍보팀장(전무)으로 삼성과 인연을 맺어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을 잇따라 지내면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이 부회장의 재판 국면에서 대외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 (58,300원 100 +0.2%)도 이날 이 사장의 복귀 인사를 두고 "폭넓은 네트워크(인맥)와 커뮤니케이션(소통)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내외 소통에 힘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부 소통뿐 아니라 재판부, 언론, 정치권 등 대외 소통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내 인사로는 유일하게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는 만큼 전사 차원의 준법경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준법감시위와의 연결통로로도 핵심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재판에서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전자의 경영리더십을 좌우할 절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준법감시위원회와 재판부의 소통로로 전반적인 활동을 아우를 만한 역량과 무게감을 지닌 인사로 이 사장이 적격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을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도 이 사장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김 전 대법관이 가족대책위원회 추천으로 삼성전자 백혈병문제 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함께 일했다. 늦어도 이달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준법감시위원회 지원 사무국 신설 등 조직 구성과 개편 작업에서 그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 한 인사는 "준법경영 관련 조직이 정비되고 이 사장이 전면에 나서 내부 업무를 총괄, 조율하게 되면 준법경영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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