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용 신임 대외협력담당 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그동안 윤부근 부회장(전 소비자가전 부문장)이 이끌어온 대외협력부문은 이 사장의 복귀로 단번에 삼성 안팎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조직으로 부상했다. 신임 수장을 맡은 이 사장은 방송기자 출신으로 대외업무 분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이자 조언자로 꼽힌다. 이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 사장의 복귀 배경에 대해 "폭넓은 네트워크(인맥)와 커뮤니케이션(소통) 역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내외 소통에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내부 소통뿐 아니라 재판부, 언론, 정치권 등 대외 소통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사장이 2017년 11월 인사 당시 세대교체와 쇄신 차원에서 현업에서 물러난 뒤 사회공헌담당 고문으로 꾸준히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도 이런 평가가 존재했다. 삼성 내부 소식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이 사장이 지난 2년여 동안 사회공헌담당 고문으로 있을 때도 이 부회장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꾸준히 조언하면서 대외소통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이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초대 위원장 수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앞으로 재판에서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전자의 경영리더십을 좌우할 절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준법감시위원회와 재판부의 소통로로 전반적인 활동을 아우를 만한 역량과 무게감을 지닌 인사로 이 사장이 적격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을 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도 이 사장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장은 김 전 대법관이 가족대책위원회 추천으로 삼성전자 백혈병문제 조정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함께 일했다.
늦어도 이달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준법감시위원회 지원 사무국 신설 등 조직 구성과 개편 작업에서 이 사장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전문 심리위원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뒷받침할 조직 신설과 후속 활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 안팎에선 이 사장이 삼성 내부 준법감시위원이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으로 임명된 것을 두고 대외업무를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한 인사는 "준법경영 관련 조직이 정비되고 이 사장이 전면에 나서 내부 업무를 총괄, 조율하게 되면 준법경영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