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준법감시위원회 신설로 본격적인 준법경영 쇄신안을 내놨다면 사장단 인사를 포함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은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후속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로 지난 16일부터 퇴임 대상 임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기 시작했다. 해외 출장 중인 임원을 소환하는 등 17일까지 퇴임임원 면담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63),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60)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원 대표는 삼성전자 인사팀 근무 당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작업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김 대표는 검찰의 분식회계 관련 수사가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사법처리를 앞둔 상태다.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60)는 건강 문제와 세대교체 요구 등을 감안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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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노조와해 혐의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자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소속 임원들이 대거 구속되면서 유명무실해진 만큼 대안에 대한 고민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삼성그룹 내부소식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과거와의 고리를 끊고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질적인 인적 쇄신안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례없는 광폭 인사 기조에서도 김기남 부회장(DS 부문장), 김현석 사장(CE 부문장), 고동진 사장(IM 부문장) 등 삼성전자 주력사업부를 책임진 3인 대표체제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재판 등 사업 외적인 문제 외에 사업 내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도 큰 만큼 주력사업의 구심점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고 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무선사업부장은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맡아 스마트폰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