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한국 100억불 부담 안하면 미군철수 주장"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1.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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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내부 브리핑에서 미사일방어 체계(MD)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한미군 철수까지 언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MD를 위한 비용 100억달러(약 10조원)를 내게 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MD)임대비용을 내게 해야 한다”며 “우리 병사들이 그곳에 있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하고, 우린 모든 것을 가지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7년 7월20일 미 국방부에서 열렸던 브리핑 내용으로, WP 기자 2명이 다음주 출간하는 신간 '매우 안정적인 천재'에 실릴 예정이다.

WP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미국의 핵심 동맹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여러 자료를 동원해 미군이 한반도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한반도, 시리아 등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WP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업 같은 분위기에 짜증이 난 것 같았고 이내 불평을 시작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을 미국이 내는 것은 “미친 짓” “바보 같은 일”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 MD 비용을 부담토록 해야 한다며 ‘주한 미군 철수’를 거론한 것도 이런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대해서도 “가치 없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빚지고 있다”고 평가절하한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2017년 4월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THAAD) 비용을 내는 게 적절하며 비용은 10억달러가 될 거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당시 우여곡절 끝에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WP 보도에 나온 ‘100억달러’는 MD를 10년 유지했을 때 비용으로 추정된다.

신간 제목 '매우 안정적인 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두고 한 표현에서 따왔다. 트럼프는 2018년 초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나는 안정적인 천재"라고 주장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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