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와 보라카이 지역 여행 예약업체가 돌연 폐업해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캡처
하지만 정작 에브리필 측은 약속한 환불은 커녕 피해자들의 메일도 읽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상 연락이 두절된 것. 에브리필에 여행 예약을 맡긴 한 여행객은 "메일을 확인하는데 (에브리필 측이) 읽기만 하고 답장은 없다"고 말했다.
여행 예약대행업체 폐업과 관련해 개설된 피해자 모임 카페에 올라온 피해금액.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실제 피해자들은 최소 100여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브리필이 폐업을 통보한 16일에 개설된 피해자 모임에만 450여 명이 가입한 상태다. 아직 폐업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여행객들도 있어 실질적인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금액 역시 적지 않다. 숙박 등 대행을 맡겼던 예약이 중간에서 없어지게 되며 적게는 40~50만 원부터 많게는 300~400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이다. 한 여행객은 "시아버지 칠순을 기념해 세 가족이 가기로 했는데 400만 원을 날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밖에도 호텔 예약금을 입금했지만 예약확인 바우처를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피해자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경영 악화로 부득이하게 폐업했다는 에브리필의 해명과 달리 이미 수 개월 전부터 돈을 빼돌릴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12월부터 환불을 거절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알려준 정황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 여행객이 호텔로부터 예약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고 에브리필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에브리필은 아직 호텔에서 환불이 되지 않았다면서 환불요청을 미뤘다.
대형 여행카페가 믿으라 했는데...
여행 예약대행업체는 해당 지역 여행정보 등 영향력이 큰 대형 커뮤니티가 추천한 곳으로 드러났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심지어 해당 카페 운영진은 여행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에브리필과의 계약을 권장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필리핀 여행 관련 A카페에 "여행을 준비하며 즐거웠던 시간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매니저님이 믿고 예약해도 된다고 답글을 달아줬던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실제 해당 카페 매니저는 "에브리필은 오래되고 검증된 친구업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카페 매니저는 "에브리필 대표와는 개인적인 친분으로 도움을 받았었다"며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데 이런 일이 생기게 되어 당황스럽다. 에브리필 부도에 따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입자 수가 55만여 명에 달하는 B카페 측은 "현재 경찰 상담을 받은 상황"이라며 "변호사 상담 등을 받은 후 다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