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원래 정기인사를 매년 12월에 해왔지만 지난해 말에는 그룹 안팎의 복잡한 정황들이 맞물리며 인사가 해를 넘겼다. 그러나 인사를 마냥 늦출 수만은 없는 실정이어서 빠르면 다음 주에 그룹 맏형인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를 시작으로 그룹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빠르면 20일께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와 건설 및 종합상사 부문을 맡은 삼성물산, 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 순으로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장 등 고위 임원들의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지난해 말 '노조 와해' 혐의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재판에서 같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현직 삼성계열사 임원은 26명에 달해 이들이 이번 인사에서 어떤 결과를 맞을 지 주목된다.
②'쇄신'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발족에 따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와 계약을 맺은 7개 계열사에는 '윤리경영' 전담 조직이 구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계열사 차원의 윤리경영 조직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준법경영 조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017년 2월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책임으로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것처럼 이번에도 파격적인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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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승진폭'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승진이 단 2명(김기남 부회장, 노태문 사장)에 그쳤다. 이는 2015년 이후 최소폭이었다. 때문에 올해 사장단 승진폭은 적어도 이것보다는 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신상필벌 원칙과 일신상 사유로 물러날 수 있는 사장들까지 감안하면 사장단 승진폭은 지난해보다 많을 수 있다.
④'세대교체'2017년 10월 인사에서 삼성전자의 트로이카 경영체제를 구축한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3명의 사장단 향배도 주목된다. 이들은 당시에는 모두 50대로 수뇌부 세대교체의 상징이었다.
이와 관련 올해 엄중한 경영 환경에서 트로이카 체제를 좀더 유지하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러나 새 인물이 등장해 경영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예상도 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에는 그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고민이 복합적이고 심층적이라는 측면이 깔려있다"며 "이번 사장단 인사와 후속 임원 인사는 조직을 180도 새롭게 바꾸는 인사라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