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화웨이 분쟁에 빠졌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독일이 (미국과 중국의) 가운데 끼여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최근 몇 달간 독일 의회는 '화웨이를 어떻게 할것인가'를 두고 논의해왔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당 소속 의원들을 만나 화웨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독일이 화웨이를 배제하면 독일 자동차 산업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우컨 독일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달 한 행사에 참여해 "독일이 자국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뒷감당할 일이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2800만대 가운데 약 4분의1이 독일차였다. 중국 정부가 독일차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화웨이와 손잡고 한창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아우디는 지난해 화웨이와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다임러 자사 제품에 화웨이 고성능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BMW도 화웨이와 연구개발협력을 진행 중이다. NYT는 "유럽의 노키아나 에릭슨 등이 5G네트워크를 구축할 능력은 있지만 이미 화웨이가 독일의 기존 네트워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환하는 것은 너무 오래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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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외무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낸 시그마르 가브리엘은 "화웨이를 금지하면 독일 자동차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라면서 "특히 화웨이 사용 금지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독일 자동차 산업을 계속 위협하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화웨이 금지는 독일의 자동차 산업계를 위축시켜 결국엔 미국에만 좋은 일이 된다는 의미다.
독일은 정해진 안전요건을 이행하는 기업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측의 반대가 거센 만큼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는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독일은 이달 중 화웨이 5G 장비 사용 여부에 대한 논의를 의회에서 진행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