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인기옵션 7600만원, 벤츠·BMW와 '가성비' 따져보니…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20.01.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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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 출시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현대자동차그룹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 15일 오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GV80' 출시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현대차 제네시스의 첫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GV80'가 초기 흥행에 성공하며 화제를 몰고 있다. 특히 네티즌 사이에선 GV80가 가성비 뿐 아니라 '가심비'(가격대비 마음에 드는 소비행태)까지 잡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GV80의 '디젤 3.0 모델' 시작 가격은 6580만원. 그러나 풀옵션을 장착할 경우 가격이 8000만원 후반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제네시스가 공개한 가격표에 따르면 GV80는 구매자 개별 취향에 따라 △엔진 △내·외장색 △타이어 △차량 기능 등 10만4000가지 유형으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일명 '유어 제네시스' 시스템에 따라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속형'으로 'GV80' 옵션 고른다면…7000만원대
제네시스 'GV80' 디젤 경쟁 모델 가격 및 제원 비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제네시스 'GV80' 디젤 경쟁 모델 가격 및 제원 비교.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이렇게 다양한 옵션을 달아 8000만원 후반대까지 가격이 높아진다면 과연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고급형 SUV를 지향한 만큼 GV80에는 적지 않은 기능들이 옵션이 아닌 기본 탑재됐다고 밝혔다.

예컨대 △전방 도로를 확인해 승차감을 잡아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차로 유지 보조 △공기 청정 시스템 △천연 가죽 시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현대차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가짓수만 70가지가 넘는다.

특히 엔진·구동 타입과 7인승 여부, 외장색 및 내장 디자인, 타이어는 모두 필수 선택 사양이다.


이 필수 선택이 끝난 후에는 고객 취향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높아진다.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고객의 경우 5인승 차량에 20인치 타이어(70만원)와 AWD(상시사륜구동, 350만원) 및 4가지 선호 사양을 모은 파퓰러 패키지(630만원)만 고를 수 있다.

파퓰러 패키지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방 주시 경고 등이 포함된 하이테크 패키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담긴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Ⅰ △2열 통풍 시트 등을 포함한 2열 컴포트 패키지 등을 묶은 것이다.

이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단순 합산으로 7630만원이 된다. 한 대리점 관계자에게 해당 조합을 문의하자 "이 정도 옵션만 넣어도 GV80의 놀라운 기능을 충분히 발휘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동으로 차선을 바꿔주는 기능인 고속도로 주행보조Ⅱ를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Ⅱ(150만원), 운전자 착좌감을 높이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담긴 '컨비니언스 패키지'(120만원)를 더해도 차값은 7900만원에 그친다. 8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으로 최고급 SUV를 몰 수 있는 것이다.

"이왕 구매하는데"…'풀옵션' 욕심 내도 9000만원 이하
제네시스 'GV80' 내부. /사진=김창현 기자제네시스 'GV80' 내부. /사진=김창현 기자
이왕 구입하는 김에 풀옵션 욕심을 낸다면 가격은 얼마일까? 8900만원대까지 오른다.

필수 선택 사양에선 △AWD 350만원 △7인승 100만원 △외장 무광색 70만원 △22인치 타이어 190만원 △최고급 내장 디자인(프라임 나파 가죽 시트 등) 300만원 등으로 총 1010만원의 비용이 계산된다.

선택 품목으로는 △파퓰러 패키지 630만원 △컨비니언스 패키지 120만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Ⅱ 150만 원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160만원 △아웃도어 패키지 40만원 △빌트인 캠 패키지 7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 140만원을 더하면 총 비용이 1310만원으로 나온다.

마지막으로 추가 액세서리로 노약자 승하차 시 미끄럼을 방지하는 '사이드 스텝'(49만원)까지 단순 합계한 차량 전체 가격은 8949만원 수준이다.

벤츠·BMW 동급 차종 견줘도…가격 경쟁력 있네
벤츠 '더 뉴 GLE'. /사진=이기범 기자벤츠 '더 뉴 GLE'. /사진=이기범 기자
GV80의 가격을 인기 모델과 풀옵션 모델로 구분해 알았다면 이제 독일 수입차와 가격비교를 해보자.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비슷한 체급을 가진 고급 SUV와 비교할 때 제네시스 'GV80'의 가격 경쟁력은 확실히 눈에 띈다.

벤츠의 GLE 300d 4매틱(디젤)의 가격은 9030만원, GLE 450d 4매틱(가솔린)의 가격은 1억1050만원이다. 'GV80' 풀 옵션 가격(8949만원)이 더 저렴하다.

디젤 모델을 기준으로 대표 제원을 볼 때 GV80가 배기량 2996cc로 1950cc인 벤츠 GLE 디젤 모델을 앞선다. 최고출력도 'GV80'가 278마력으로 245마력인 벤츠 GLE 디젤 모델보다 우위에 있다.

또 벤츠가 강조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역시 제네시스가 내세운 인포테인먼트와 견줄 만하다.

BMW의 경우 GV80와 비교할 만한 X5 디젤 모델은 1억원 초반대 가격이다. 'X5 xDrive30d xLine'(1억20만원), 'X5 xDrive30d M Sport Package'(1억710만원) 두 가지 모델이 GV80와 비슷한 제원을 갖췄다. 여기서도 'GV80'가 배기량, 연비, 최고출력에서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제네시스는 GV80가 가심비에서 수입차에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바탕으로 2만4000대라는 올해 판매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제네시스 세단 'G80'의 판매 대수인 2만2284대보다 많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GV80'는 출시된 지 하루 만에 계약 대수가 1만5000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출시된 뒤 꾸준히 계약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지금 계약해도 차량 인도 시기를 쉽게 예단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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