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코리아 캠페인팀 박원정 이사. /사진제공=러쉬코리아
2002년 11월 설립된 러쉬코리아에서 캠페인팀을 이끌고 있는 박원정 이사의 말이다. 박 이사는 러쉬글로벌이 진행하는 다양한 환경·동물·인권 관련 캠페인의 국내 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2017년 10월 새로 꾸려진 팀은 70여 명의 매장 캠페이너로 구성됐다.
러쉬코리아는 2013년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동물실험반대 엑스포'를 개최했다. 화장품 동물실험의 실태와 폐해를 바로 알리고 불필요한 동물실험 없이도 가능한 윤리소비를 촉구하기 위한 행사다.
박 이사는 "분명 파격적이겠지만 국내 정서를 고려했을 때 거부감이 클 것이란 의견이 많아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며 "5~12세 아이들과 그들의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는 콘셉트로 엑스포 부스를 꾸미고 프로그램을 계획했다"고 했다.
2015년 개최된 제 3차 동물실험 반대 엑스포. /사진제공=러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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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글로벌이 주목하는 성소수자 인권 보호 역시 국내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그는 "러쉬코리아는 매해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로 참여하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축제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단체 등에서 항의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고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단체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교적 보수적인 한국 문화 속에서 브랜드 이념을 지키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반대로 뿌듯할 때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3개월 간 진행한 '플라스틱그랩(플라스틱줍기)' 캠페인 결과, 전국 29개 매장과 고객, 지역 커뮤니티 등 600여명이 제주도, 강원도, 강화도, 부산 등 지역에서 총 56회의 정화활동으로 1.05톤 규모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그는 "본사에서 놀란 점은 한국의 모든 매장이 스스로 참여해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전개됐다는 것"이라며 "이런 성과는 글로벌 뉴스레터에서 기사로 다뤄질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작년 러쉬코리아에서 진행한 비혼식. /사진제공=러쉬코리아
최근 국내에서도 환경 동물 인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쉬가 표방하는 '윤리소비'도 눈에 보이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보자기 모양의 친환경 포장재 '낫랩'이 대표적이다. 1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 보자기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86% 성장했다. 판매금이 온전히 기부되는 로션 상품 '채러티 팟'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75% 늘었다. 러쉬코리아가 지난 6년 간 채러티 팟을 통해 후원금을 전달한 국내 비영리단체는 총 67곳으로 후원금은 약 10억원에 달한다.
박 이사는 "개인의 소비가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윤리소비' 시대가 열렸다"며 "말로만 '윤리소비'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윤리소비'를 실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러쉬코리아와 캠페인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