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시대'는 갔다…머리 좋을수록 합리성 떨어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20.0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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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지능의 함정’…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지능의 시대'는 갔다…머리 좋을수록 합리성 떨어져


애플의 공동 설립자 스티브 잡스는 의사의 충고를 무시하고 엉터리 치유법으로 버티다 죽음을 재촉했다. NBA 2011~2011년 시즌 천부적 선수로 넘쳐 난 마이애미 히트는 오히려 최하위를 기록했다.

뛰어난 두뇌와 재능이 어떻게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일까. 저자는 똑똑함과 어리석음의 양극단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준 뒤 ‘IQ=스마트’라는 공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머리는 좋다고 능사가 아니라, 제대로 사용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최근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최신 연구들은 지능과 합리성의 관계가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지능의 함정에 걸려든 사람은 ‘논리 차단실’을 세워 스스로 가둔다. 의도한 추론, 편향 맹점, 합리성 장애, 고착 등에 빠진 탓이다.



자기만의 세계관에 갇힌 사람은 결론이 애초에 자기가 정한 목적과 맞을 경우에만 자기방어적으로 두뇌를 가동(의도한 추론)하기 때문에, 타인의 허점은 발견하면서 자기 논리의 편견과 오류는 외면하는 성향(편향 맹점)을 띠게 된다.

또 객관적 근거를 묘한 방식으로 재배치하거나 무시해 자신의 편향을 확증하는 비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고(합리성 장애) 자기 전문성을 확신한 나머지 생각과 판단이 한 방향으로만 굳어지는 현상(고착)을 불러온다.

저자는 지능의 전통적 정의를 넘어서 논리적 사고를 새롭게 규정할 새로운 과학의 한 장면을 ‘증거 기반 지혜’로 부른다. 통념을 의심하고 관련 증거를 모두 감안해 진료에 임해야 한다는 ‘증거 기반 의학’을 본뜬 새로운 개념이다.


자기 문제를 정의하고 다른 관점을 찾아보고 잘못된 주장을 골라내는 연습을 통해 지혜롭게 생각할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이 지능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은 이 책의 핵심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능의 함정=데이비드 롭슨 지음. 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 432쪽/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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