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살리려 산은 찾은 마힌드라 사장의 첫마디는?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0.01.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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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엔 고엔카 사장, 16일 방한해 여의도 산은 방문..."오늘은 통상적인 회의만 할 것"

적자 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회생 방안 논의를 위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적자 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회생 방안 논의를 위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저는 지금 어떤 말도 할 수 없습니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지금은 단종된 쌍용차 (6,520원 ▼90 -1.36%)의 최고급 세단 ‘체어맨’에서 붉은 색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서류가방을 둔 중년의 남자가 내렸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었다. 마힌드라는 인도 자동차 기업으로 금융과 무역, 부동산 개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힌 굴지의 기업. 이 마힌드라의 최고 수장인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고엔카 사장은 이날 짙은 회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산은에 모습을 나타냈다. 쌍용차 자금 지원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 정문으로 들어서던 고엔카 사장은 3~4명의 기자들이 다가가 질문을 하자 당황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내 기자의 인사에 목례로 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고엔카 사장은 "산은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지금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답하곤 입을 다물었다. 이어 쌍용차 지분 매각 계획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오늘은 산은과 통상적인 회의(general meeting)를 할 계획”이라고만 언급했다.

이후 함께 온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협상장으로 향했다. 예 사장은 기자들에게 “오늘은 복잡하게 이야기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회생 방안 논의를 위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회생 방안 논의를 위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고엔카 사장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엔카 사장의 이번 방한은 애초 일정에 없었으나 노조와 산은, 정부 관계자 면담을 위해 급하게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엔카 시장은 입국 후 바로 경기 평택 쌍용차 본사를 찾아 경연진과 노조위원장 등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고엔카 사장은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에는 산은 실무진과 만나 마힌드라의 투자의지를 밝히고,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쌍용차는산은에 약 2000억원을 빌린 상태다. 이중 일부가 오는 7월에 만기될 예정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노사의 산은 등 한국 금융권의 추가 지원을 전제로 2300억원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고엔카 사장은 오는 17일에는 정부 측 인사를 만날 계획이다.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과 면담 뒤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쌍용차는 지난해 말 노사가 상여금 200% 반납 등 쇄신안을 발표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만 1821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 등 정부가 GM을 도운 것은 산은이 한국GM의 2대 주주였기에 가능했다”며 “쌍용차와 지분관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원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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