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푸르덴셜 매각…KB금융·MBK·한앤코·IMM 경쟁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변휘 기자 2020.01.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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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회사 푸르덴셜생명보험(이하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이 순조롭다. 국내 금융지주와 PEF(사모펀드)가 줄줄이 인수전에 참여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위권 생명보험회사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푸르데셜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KB금융,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이 참여했다. KB금융과 함께 관심을 모은 우리금융은 참여하지 않았다.



푸르덴셜생명은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의 자회사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100% 출자해 1989년 6월 16일 설립했다. 1990년 12월 재정경제부로부터 인보험사업 허가를 받아 1991년 3월 영업을 시작했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다. 매각 측은 이르면 이달 중 예비입찰 참가자 중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를 추릴 것으로 전망된다.

불 붙은 푸르덴셜 매각…KB금융·MBK·한앤코·IMM 경쟁


보기 드문 상위권 생명보험회사 매물…PE도 눈독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이 흥행한 이유는 M&A가 가능한 드문 상위권 생명보험회사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의 경우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단숨에 생명보험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다. 비은행 분야 경쟁력을 높이려는 최근 금융지주 경영 전략과 일치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생명보험회사에 대한 인수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로 비은행 분야 경쟁력을 높인 상황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푸르덴셜생명에 관심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험회사보다 증권회사 인수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역시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수 뒤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 사모펀드는 금융지주라는 확실한 인수 주체가 있는 푸르덴셜생명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사모펀드의 경우 최근 대규모 펀드 조성을 통해 자금력을 키운 상황이라 투자 여력이 크다는 점도 대형 딜(거래)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드라이파우더(펀드에서 아직 투자 집행하지 않은 자금)를 소진하기 위해서라도 대형 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MBK파트너스가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 뒤 매각을 통해 대박을 낸 경험도 참고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금융지주 입장에서 생명보험회사가 매력적인 M&A 매물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불 붙은 푸르덴셜 매각…KB금융·MBK·한앤코·IMM 경쟁
매각 가격 2조원 안팎 거론…보험산업 성장성 높지 않다는 지적도
시장에선 푸르덴셜생명 매각 가격을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 경쟁이 치열할 경우 가격은 오를 수 있다. 특히 KB금융 등 주요 SI(전략적투자자)가 최고 결정권자의 판단에 따라 인수전 승리를 목표로 할 경우 매각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 잠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인수 후보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푸르덴셜생명이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상위권 생명보험회사라는 점에서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사모펀드 입장에선 경쟁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범위를 넘어가는 가격이 형성될 경우 발을 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결국 인수전에 참여한 금융지주의 행보를 우선적으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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