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하던 재일교포 주주 상견례 일정도 못잡는 신한금융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1.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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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등 경영진, 설 전후로 재일교포 주주 모임 참석…올해엔 22일 선고 앞두고 일정 미정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한금융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한금융


매년 설 전후로 재일교포를 만나온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올해엔 아직 방일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22일 예정된 채용비리 의혹 관련해 선고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엮여 있는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그룹 회장과 신한은행장이 매년 설 전후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재일교포 주주 원로 모임인 ‘간친회’에 참석했으나 올해에는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신한금융은 1982년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출자금을 모아 설립된 신한은행이 모태다. 이에 신한금융은 매년 상견례를 겸해 재일교포 주주들을 찾는다.



지난해에는 설 직후인 2월6~8일 조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함께 일본을 방문했고 2018년엔 1월17일 조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재일교포 주주들을 만났다. 2017년엔 한동우 당시 회장이 내정자 신분이던 조 회장과 위 전 행장과 함께 일본을 찾았다.

보통 연초에 방일 일정을 확정하지만 올해엔 설을 일주일 앞두고도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조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 선고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가족과 추천자의 친분만 고려해 실력으로는 합격할 수 없었던 특정인을 합격시켰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회장측은 “조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고 합격을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사태도 조 회장이 쉽게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를 팔아 잔액이 8000억원에 육박한다. 또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과 TRS(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고 무역금융펀드에 35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일교포 방문은 연례행사인 만큼 취소하거나 미루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회장이 연임이 확정된 이후 재일교포 주주들을 찾은 적이 없기 때문에 3월 주주총회에 앞서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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