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영국 전기차 개발 업체 '어라이벌'과 16일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현대·기아차는 이날 어라이벌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비어만 사장은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어라이벌'은 전기차 개발 전문
영국 '어라이벌' 전기차 모습. /사진=어라이벌 홈페이지 캡처
어라이벌은 자동차를 '레고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게 한 이른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방식을 구축한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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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모터를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한다. 그 플랫폼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차체를 레고를 조립하듯 올리는 게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방식이다.
어라이벌은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와 구동 부품을 한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하는 이 방식으로 원가 절감과 차량 제조 기간 단축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어라이벌은 자체 제작한 화물 운송용 밴을 유럽의 물류업체들에게 제공해 운행하게 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 어라이벌과 왜 협업하나
현대차 양재동 사옥. /사진제공=현대차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먼저 선보여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제작 방식으로 유럽형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특히 어라이벌의 기술과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양산차 개발 역량이 결합하면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황과 현지 규제 강화 역시 투자 요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세계 물류 운송용 소형 전기 상용차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 수준에서 2025년 130만7000대로 해마다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의 경우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에서 95g/㎞로 약 27%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작은 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은 늘어나면서 환경 규제가 강화돼 상업용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모빌리티·친환경 상용차 키우는 현대·기아차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 좌측에서 두번째)이 리막의 작업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같은 해 9월에는 BMW, 폭스바겐 등이 공동출자한 유럽 전기차 초고속 충전업체 '아이오니티' 지분 20%를 확보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는 어라이벌 투자를 계기로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업체에도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에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순수 전기뿐 아니라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 전략도 있다. 앞서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에너지'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을 세웠다.
지난 3일에는 시범사업을 위한 수소전기트럭을 처음 유럽에 수출했다. 2025년까지 총 1600대 수소전기트럭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