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 뒤덮인 알프스, 스키장이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0.01.17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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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알프스에 위치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시의 랜드마크인 스키점프대. 천연 적설량이 적어 코스 일부만 인공눈을 뿌렸다. /사진=블룸버그.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알프스에 위치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시의 랜드마크인 스키점프대. 천연 적설량이 적어 코스 일부만 인공눈을 뿌렸다. /사진=블룸버그.


유럽 알프스 산맥에서 2050년 안에 스키장이 사라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알프스에 위치한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시는 최근 천연눈 적설량이 급격히 감소해 스키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도 800m에 위치한 이 도시는 독일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다. 이곳에서 1936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됐으며, 매년 1~2월 국제스키연맹(FIS) 스키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월드컵 경기 개최가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월 1~2일 경기를 불과 2주 앞두고 기후변화 여파로 적설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랜드마크인 스키점프 언덕은 인공눈으로 일부만 덮이는 등 겨우 구색을 갖췄다. 하얀 눈보다 초록색 숲을 보기 더욱 쉬운 상황이다.



100년 사이 2℃↑…사라지는 눈과 스키장
오스트리아 비엔나 기상학·지구역학 중앙연구소의 마르크 올레프 기후연구부장은 이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1세기 내로 (알프스 산맥의) 저고도에서 눈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19세기 이후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4℃도 오른 반면 알프스 지역은 2℃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알프스 일조량도 20% 늘면서 눈이 녹거나 아예 내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알프스의 강설량이 187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960년대 이후 눈이 내리는 날도 38일로 줄었다.

눈 없는 스키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스키장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알프스 전역에서 약 200여개의 스키 리조트가 이용객이 없어 사실상 버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의 로버트 스테이거 기후변화학 교수는 "일부 지역에서는 2050년이나 혹은 그 전에 스키 관광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더 높은 고도의 지역은 살아남겠지만 인공눈 제작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알프스 외곽이다. 실제로 프랑스 알프스의 틴느 스키장 측은 지구온난화 여파로 만년설에 이상이 생겼다며 스키 시즌 개막을 예년보다 수주 미뤘다.

겨울 안 되면 여름이라도
눈이 사라지면서 알프스 관광은 겨울보다 여름·가을에 더 인기다.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시측은 매년 총 관광객의 60%가 여름에 방문한다며 등산코스 관광 홍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스키장 잘바흐 힌터글램은 여름에는 이를 산악자전거 코스로 개방 중이다. 스위스에서는 2018-2019년 겨울철 관광객보다 여름철 관광객이 33% 많았으며 오스트리아에서도 이미 수년 전 여름철 관광객 수가 겨울철 관광객 수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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