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0만원 '로마네 꽁띠' 선물세트는 누가 샀을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20.01.15 17:43
글자크기
롯데백화점이 설선물세트로 판매하는 9100만원 로마네꽁띠 세트. 한 법인에게 팔렸다./사진=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이 설선물세트로 판매하는 9100만원 로마네꽁띠 세트. 한 법인에게 팔렸다./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이 최근 설 선물용으로 내놓은 9000만원대 초고가 와인이 팔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소비양극화 영향으로 초고가 선물수요는 꺾이지 않는 것이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최근 설 선물세트로 준비한 9100만원짜리 '로마네 꽁티' 컬렉션 세트가 이달 초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판매됐다. 구입처는 법인이며 거래처 선물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2006년산과 2013년 빈티지를 묶은 것으로 1세트만 한정 판매돼 주목을 받았다. 과거에도 수천만원대 선물세트가 있었지만 9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2500만원인 '5대 샤또 2000빈티지 밀레니엄 세트'를 2개 한정으로 판매해 관심을 모았는데 당시 최고가 기록을 깼다.

로마네 꽁띠는 와인 애호가들이 평생 한번이라도 맛보고 싶어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이다. 빈티지(생산년도)에 따라 가격이 제각각인데 대부분 전세계 최고가를 자랑한다. 1년에 500상자(6000병)만 한정 생산되고 매년 구매의향서를 받아 심사한 뒤 '자격을 갖춘 고객'에게만 판매한다. 와인을 소재로한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워낙 유통물량이 적고 소장가치도 커서 투자용으로 구입하는 수요도 적지않다.



이밖에 롯데백화점은 '샤또 페트뤼스 2010년 빈티지' 제품을 3세트 한정으로 각각 3000만원에 판매하고, '5대 샤또 2009빈티지 컬렉션' 3세트를 각각 27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일부가 이미 예약됐고 설 전에 모두 판매될 것으로 롯데측은 내다봤다.

VVIP겨냥, 황제선물세트 수요는 매년 커져

최근 백화점들은 이른바 'VVIP'들을 겨냥한 명절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백만원대 한우 맞춤세트와 황제굴비세트, 명품과일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희소성이 높은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세트는 수천만원대에 판매해 관심을 모은다.

이 선물세트를 구입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백화점들은 고객기밀이라며 언급을 피한다. 대자산가와 재벌가 고객들이 친지간 선물 또는 주요 거래처 관계자에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변을 의식해서인지, 초고가 선물세트의 경우 백화점 배송이 아닌 구매자 쪽에서 직접 수령하는 경우가 많고 언론에 언급될 경우 부담을 느껴 주문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고소득층 고객들이 차별화된 선물세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백화점으로선 다양한 고객의 스팩트럼에 맞게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OP